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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이수만, 카카오·SM엔터...K팝 업계 지각변동

하이브·이수만, 카카오·SM엔터...K팝 업계 지각변동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배출한 가요 기획사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를 전격 인수한다. 하이브는 이수만 SM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인수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SM의 최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아울러 하이브는 SM 소액 주주가 보유한 지분 공개매수에도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모습. 2023.2.10/뉴스1 /사진=뉴스1화상

하이브·이수만, 카카오·SM엔터...K팝 업계 지각변동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방시혁 의장은 평소 '하이브는 (이수만) 선배님께서 개척하고 닦아오신 길에 레드카펫을 깔아주셔서 꽃길만 걸었다'고 언급할 정도로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와 상호 간에 존중과 존경의 관계를 표명해 왔다."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고 동시에 SM엔터 지분 공개매수에도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최근 카카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SM엔터테인먼트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하이브, 이수만 지분 인수로 단독 최대주주 등극 예고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의 단독 최대주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공개매수도 실시한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와 동시에 소액주주 이익 제고에도 나설 방침이라며 그 일환으로 최대주주 보유 지분 인수가와 동일한 가격에 소액주주의 지분 또한 공개매수키로 했다. 공개매수는 주당 12만원에 진행될 예정이다.

하이브는 이날 이수만 프로듀서가 그려 온 글로벌 비전을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방시혁 의장은 평소 '하이브는 (이수만) 선배님께서 개척하고 닦아오신 길에 레드카펫을 깔아주셔서 꽃길만 걸었다'고 언급할 정도로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와 상호 간에 존중과 존경의 관계를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는 방시혁 의장이 음악인으로서 문화의 가치를 알고, K-팝이 가야 할 미래 방향에 대한 철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적극적인 지지를 보낼 결심을 하게 됐다"고 이번 지분 인수 이유를 설명했다.

이수만은 아이돌 그룹의 프로듀싱 성공으로 ‘케이팝 대설계사’라고 불렸다. 아이돌 팬들의 통장잔고를 훔쳤다는 의미로 '괴도'라는 별명도 얻었다. BBC는 2019년 케이팝 특집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케이팝 프로듀서로 이수만을 지목하기도 했다.

현재 K팝의 선도 주자는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다. 하이브의 폭발적 성장으로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가 더 빨리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역량 또한 과소평가할 수 없다.

하이브는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운영 구조 선진화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하이브는 "지난 1월 15일에 SM 엔터테인먼트가 발표한 ‘글로벌 수준의 지배구조’와 연계해 SM엔터테인먼트의 운영 구조를 선진화하는 노력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이미 SM 엔터테인먼트와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 간의 계약 해지라는 대승적 결단을 내린 바 있다"며 "이번 하이브와의 합의 과정에선 라이크기획과 SM엔터테인먼트간 계약 종료일로부터 3년간 일몰조항에 따라 일부 수수료가 이 전 총괄에게 지급되는 내용을,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지급받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SM엔터테인먼트 관계사들의 지분도 하이브에 양도하여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전폭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하이브도 관계사 지분 정리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에 추가 재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이브는 3대 사업 축인 레이블과 솔루션, 플랫폼의 모든 분야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시너지 창출에 나설 방침이다. 플랫폼을 통한 협업은 물론이고 SM엔터테인먼트 산하의 다양한 솔루션 사업들과 하이브의 기존 솔루션 사업들 간에도 시너지를 모색할 방침이다.

이수만과 결별한 SM엔터,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 공표했는데...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일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공표했다. 카카오가 SM엔터의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올라섰다. 이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인수가 아니라 신주 발행을 통해 이뤄졌다.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보통주 신주 123만주를 1주당 9만1000원 (2월 3일 종가)에 발행하여 1119억원을 조달하고, 이와 함께 전환사채 1052억원어치(전환가격 주당 9만2300원)를 발행하기로 했다. 해당 전환사채 전환을 통해 카카오는 SM 보통주 114만주를 확보하게 됐는데, 이는 SM엔터의 지분 9.05%에 해당된다.

앞서 SM엔터테인먼트는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문제제기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고 그 결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2022년 10월 14일 SM엔터 이사회의 결의로 지난 12월 31일 계약이 종료됐다.

얼라인파트너스는 SM엔터테인먼트가 최대주주인 (당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에 일감을 몰아줘 주주와 회사의 가치를 훼손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SM엔터와 프로듀싱 용역 계약을 맺어 지난해 총 240억원, 올 상반기 114억원을 받았다.

2021년 연말 기준 얼라인파트너스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0.91%를 들고 있었을 뿐이지만 소액주주의 표심을 모아 SM엔터 측이 제안한 감사 후보 취임을 반대했다. 이후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감사 선임으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한 SM엔터 지배구조를 흔들었다.

2019년 당시 3대 주주였던 KB자산운용도 이수만의 개인 자회사 라이크기획과 체결한 계약 내용과 인세율의 근거에 관해 설명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는 “라이크기획 문제와 관련해 글로벌 음악산업에서 프로듀싱이 차지하는 중요성과 역할을 (KB자산운용이) 간과하고 잘못 인식한 측면이 있으며 수많은 사업과 인력, 비용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설명했다.

SM엔터 "경영권 분쟁 아냐, 적대적 M&A 반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결별한 SM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의 지분 인수에 즉각 반발했다. 10일 'SM 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 측의 가처분 신청 및 하이브 인수설에 대한 공동대표이사 및 경영진(센터장 이상 상위직책자 25인) 입장문'을 통해 " 우리는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또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이후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설을 의식한 듯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는 SM 3.0 전략의 실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회사의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최대주주 측이 주장하는 경영권 분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공동대표이사 이성수, 탁영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SM은 지난 2월 3일, 미래의 핵심 전략인 “라이크기획의 단일 프로듀싱에서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계로의 변화, SM 3.0”을 발표했다"며 "그런데 이러한 새로운 비전과 미래를 그려 나가는 SM 3.0이 발표되자 마자, SM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뿐만 아니라 그간 SM이 아티스트들과 함께 추구하여 온 가치들까지 모두 무시하는 지분 매각 및 인수 시도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고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하이브·이수만, 카카오·SM엔터...K팝 업계 지각변동
[서울=뉴시스] SM엔터테인먼트 로고. 2023.01.25. (사진 = S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하이브·이수만, 카카오·SM엔터...K팝 업계 지각변동
[카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7일 발표된 SM과 카카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SM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SM 3.0의 첫 걸음으로서, SM이 보유한 IP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SM이 그리고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의 의미에 대하여 카카오 측과도 충분히 소통하고 합의하여 왔습니다. 결국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는 SM 3.0 전략의 실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경영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 최대주주가 주장하는 경영권 분쟁과는 어떠한 관련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아티스트의 IP를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어떻게 구축하고 활용할 것인지와 관련하여, 지난 2004년부터 이수만 전 프로듀서의 개인사업체인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을 유지하여 왔다"며 "SM의 창업자이자 현재의 K-POP을 만든 개척자로서, 이 전 프로듀서의 역량과 지금까지 성취하여 온 업적에 대하여는 SM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오히려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프로듀싱 계약의 문제점에 대하여 조기에 인지하지 못하였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미미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설명했다.

"작년부터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구체적인 의견 제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최대주주 홀로 매년 영업이익의 상당한 부분(2015년부터 2021년까지 최저 27%부터 최고 199%까지)을 수취하는 구조로 인하여 배당 등 주주환원이 진행되지 못했다는 문제제기가 본격화되자, SM 내부에서도 점차 이러한 문제점을 생생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SM과 SM의 아티스트를 누구보다 사랑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 관심과 우려의 목소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게 됐다"고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결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SM은 주주들이 이해상충 문제를 제기한 지점들에 관하여 원점에서부터 객관적인 검토를 진행하였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정성을 다하여 다양한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2022년 9월 15일 계약 조기종료 통보를 하였고, 2022년 10월 14일 당사의 이사회 결의에 의해 2022년 12월 31일 계약을 종료하게 되었다"고 부연했다.


"SM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밤낮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여 헌신하는 약 6백명의 임직원들이 있습니다. SM 아티스트들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SM은 2022년 30여건의 음반을 발표하였으며, 이 음반 발매를 위해 매주 400여곡 이상의 데모곡을 내부적으로 심사하고 있고 음반의 컨셉부터 홍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임직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며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