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횡포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대표의 부정부패 의혹부터 다수 의석을 이용한 단독 입법 처리, 문재인 전 정부의 인사·재정 문제까지 민주당의 이중성에 대한 '십자포화'를 날렸다.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윤석열 정부의 연금·노동·교육 개혁 등 주요 국정과제 협조도 촉구했지만 여야의 '남탓 공방'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협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민주당이 제20대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의석을 차지한 이래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4류 정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국회의원윤리강령에 비춰 우리 국회의 현재 모습을 반성해보려고 한다"고 포문을 뗐다. 다만 그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거슬리게 들리신다면 지난 정부 때 집권당이었고 지금도 원내 제1당이므로 민주당에 대한 충언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국민들이 국회를 불신하는 이유로 주 원내대표는 '정치인들의 부정부패'을 언급하면서 이 대표를 겨냥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이 대표에 대한 불체포특권 포기를 압박했다.
'민주당의 독주'도 집중 질타했다.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한 이후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 국회법 악용 등을 통해 의회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방송법,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을 예로 들며 "여당일 때는 관심조차 없다가 야당이 되자 입법을 서둘렀다"고 비판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도 국회 불신의 중요 이유로 꼽았다.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예산안을 거부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정작 문재인 정부는 자신이 제시한 인사 기준을 지키지 못했으며 국가 채무 비율도 46.9%에 달했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의 연설 도중 본회의장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은 큰소리로 항의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주 원내대표는 3대 개혁에 대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개혁에는 기득권 포기와 희생이 따르므로 저항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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