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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챌린저뱅크? 기존 은행에 흡수될 것"

중소기업, 소매금융 특화된 ‘챌린저 뱅크’
은행권 “인터넷은행도 못했는데, 핀테크가 과점체제 깰지 의문"
챌린저 뱅크 강국인 영국서도 수익성 낮다는 비판 받아

은행권 "챌린저뱅크? 기존 은행에 흡수될 것"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챌린저 뱅크’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은행권과 학계는 회의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메기’ 역할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챌린저 뱅크가 과연 과점체제를 깰 수 있을지 하는 의문에서다.

■인터넷 은행도 성과 부족
22일 금융권에서는 국내 5대 은행의 과점체제를 챌린저 뱅크의 도입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챌린저 은행은 중소기업, 소매금융 등 특정 업무에 주력하는 특화은행으로 설립 주체가 핀테크 업체다. 디지털 금융을 기반으로 지점·인력 비용을 절감해 저렴한 수수료를 경쟁력으로 삼는 것이 특징이다. 환전, 송금 서비스로 시작해 은행, 보험, 가상자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영국의 ‘레볼루트(Revolut)'가 대표적인 챌린저 뱅크다.

가장 큰 우려는 카카오·토스·케이뱅크 등 인터넷 은행도 과점체제를 깨지 못했는데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떨어지는 핀테크의 챌린지 뱅크가 경쟁 상대로 기능할 수 있냐는 점이다.

최희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계속해서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은행업의 특성상 챌린저 뱅크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챌린저 뱅크는 은행 라이센스 취득 비용, 고객 확보를 위한 다양한 초기 마케팅 비용, 인프라 구축 및 유지 보수를 위한 고정비용 등 설립 초기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수익성 측면에서 불안정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시중은행들의 과점 체제를 개선하고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등 은행업 내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한 인터넷 은행들도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가장 규모가 큰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9월 기준 총자산이 전체 은행 자산의 1.26%에 그쳤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0.84%, 0.4%에 불과했다. 5대 시중은행의 총자산은 70.73%에 달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위시한 카카오, 케이뱅크는 KT 등 든든한 모기업이 보유했음에도 점유율이 높지 않다”면서 “특화은행이나 소규모 전문 은행이 도입된다고 해도 자본력에서 상대가 될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 "기존 은행 보조수단" 지적도
챌린저 뱅크의 수익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2월 기준 26개의 챌린저 뱅크를 가진 영국은 성인 4명중 1명이 챌린저 뱅크 계좌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챌린저 뱅크 강국이지만, 제대로 수익을 내는 곳은 일부에 그친다.

신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은행 수 및 이용 고객 수 측면에서 챌린저 은행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이익을 시현하고 있는 은행은 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챌린저 은행의 가치는 계속 상승하며 대규모 투자금의 유입은 계속되고 있으나 지속가능성을 위해 수익모델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 만족도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감독원 런던사무소의 조사 연구에 따르면 영국 주요 챌린저 뱅크는△앱 사용의 불편함 △고객 접점 제약에 따른 서비스 불만족 △낮은 예금금리 등의 이유로 소비자 만족도를 잃었다. 최 연구원은 “챌린저 뱅크를 기존 은행의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향도 생겼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