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합계출산율 0.78명.. 통계 이래 최저
농업·소상공인 부모는 출산지원 사각지대
'텅빈 신생아실' ... 서울 중구의 한 병원 신생아실에 놓인 아기 바구니 곳곳이 비어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수년간 수백조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고도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아이없는 대한민국'이라는 오명을 쓸 지경에 달할만큼 저출산 수준이 위험수위를 넘은 지 오래다.
이런 가운데 일반 근로자처럼 육아휴직시 재정을 지원받는 대상에 소상공인과 농·어업인 등이 제외돼 있어 이들 계층에 대한 출산 지원책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반 직장인과 예술인, 플랫폼 종사자 등의 출산·육아 제도 개선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소상공인과 농·어업인은 상대적으로 저출산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이유에서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졌다. 통계청은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와 '2022년 12월 인구동향'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농어업인·소상공인 육아급여 '사각지대'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최근 농·어업인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육아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들에게 예술인·노무제공자와 같은 출산전후급여까지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자리를 2013년부터 10년째 차지하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산을 망설이는 이들을 위한 제도적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농·어업인과 자영업자들은 출산 및 양육 제도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관련 제도 개선은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역시 육아 휴직시 농·어업을 영위하지 못한다거나 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음으로써 가계 재정에 압박을 받을 수 있는 데도 육아휴직에 따른 지원은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병훈 의원 "특례규정으로 출산전후급여 지원해야"
이에따라 소병훈 의원은 "미혼 및 비혼 청년들을 비판하기보다 출산과 양육을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아직도 제도와 예산이 부족한 점이 많다"며 "특히 농·어업인, 자영업자, 소상공인은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고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한 많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지만, 출산 및 양육 제도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어 왔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현행법은 고용보험 피보험자 중 근로자에 한해 출산 전후 휴가 급여와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하고, 예술인과 노무제공자에 대해선 특례규정을 적용해 출산 전후 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소 의원이 대표발의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이 같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농·어업인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도 이 같은 재정 지원 기회를 동등하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소 의원은 "예술인, 노무제공자의 경우 특례규정을 통해 출산전후급여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농·어민, 소상공인, 자영업자로 지급 대상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출산과 양육에 도움을 줘 저출산 사태 극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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