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유족급여 승인기준 사고사망 현황' 발표
특고 등 산재적용 확대 영향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산업재해 승인 사망자가 900명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퀵서비스 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의 증가폭이 컸다.
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산업재해 현황 중 유족급여 승인 기준 사고사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 사망자는 총 874명이다. 전년(828명) 대비 46명 증가한 수치다.
유족급여 승인 기준 산재 사고사망은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상 승인 건수를 집계해 산출한 통계다. 재해 발생일을 기준으로 집계하는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 통계(지난해 644명)와 달리 승인일을 기준으로 해 지난해 이전 사고가 발생했으나 지난해 승인받은 재해도 집계에 포함된다.
유족급여 승인 기준 산재 사고사망은 2017년 964명, 2018년 971명으로 1000명에 달한 바 있다. 그러나 2019년 855명, 2020년 882명, 2021년 828명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다시 소폭 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노동자 1만명 당 사고 사망자를 나타내는 '사고사망 만인율'은 0.43‱(퍼밀리아드)로 전년과 같았다.
고용부는 "특고 종사자 등 산재보험 적용범위 확대로 사고 사망자와 산재보험 적용 근로자 수가 함께 증가하면서 사고사망 만인율이 동일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402명(46.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제조업 184명(21.1%), 서비스업 150명(17.2%), 운수·창고·통신업 104명(11.9%) 등 순이다.
건설업과 제조업은 매년 전체 사고 사망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고위험 업종이었지만 지난해는 67.1%로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과 배달 종사자 등이 포함된 운수·창고·통신업의 사망자는 각각 27명, 32명 증가했다.
재해 유형별로도 그동안 사고 사망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떨어짐(322명)과 끼임(90명)은 각각 29명, 5명 감소했다.
반면 '사업장 외 교통사고'(77명)는 21명 증가했다. 이는 특고 종사자인 퀵서비스 기사(39명)의 사고 사망자가 21명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특고 종사자의 사고 사망자는 63명으로 전년(36명) 대비 27명(75%) 증가했다.
산재보험 적용 직종의 확대와 적용 제외 사유의 축소로 산재보험에 가입된 특고 종사자 수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특고 사고 사망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직종별로는 퀵서비스 기사가 39명(61.9%)으로 가장 많았다. 건설기계 종사자 14명(22.2%), 화물차주 7명(11.1%), 택배기사 3명(4.8%) 등이 뒤를 이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재 보상을 받는 특고 종사자의 범위는 넓어졌으나 고정된 사업장과 전통적 근로관계에 기반한 안전조치 규정으로는 보호가 어렵다는 점이 사고사망 증가의 원인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규모별로는 산재예방 역량이 부족한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 80.9%로 2020년 이후 동일한 비중을 유지했다.
연령별로는 고령 근로자인 60세 이상 380명(43.5%), 50대 259명(29.6%)으로 70% 이상을 차지했다.
정부는 사고 사망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특고 종사자의 경우 '1인 작업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스스로 필요한 안전 조치를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사망 사고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려면 그동안의 처벌과 규제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위험성 평가를 중심으로 자기규율 예방 체계가 모든 사업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법령 정비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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