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뉴스1(경기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부터 대북 송금 외에도 아들의 취업 청탁과 쌍방울 그룹 법인카드 교체 등의 요구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이 전 부지사의 아들은 쌍방울 자회사에서 1년 남짓 근무했으며, 법인카드의 경우 '쌍방울 그룹' 이미지가 삭제된 카드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뉴스1에 따르면 방 부회장은 지난 3일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신진우)가 진행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17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방 부회장은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에서 증언에 참여했다.
이날 방 부회장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과거 경기도가 북한과 협약으로 맺은 '스마트팜'과 관련 쌍방울그룹이 사업비를 대납했던 사실에 대해 증언을 쏟아냈다.
방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가 자신에게 아들의 취업 청탁 및 법인카드, 차량 교체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방 부회장은 당시 이 전 부지사가 "아들이 영상을 전공하는 것 같은데 잘한다"라며 "곧 학교를 졸업하는데 문적으로 가르치고 싶다. 회사에 팀이 있냐"라고 물었다고 했다. 이에 방 부회장은 쌍방울그룹 자회사인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 대표에게 이와 관련된 내용을 문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0년 10월 이 전 부지사의 아들은 이곳에 취업했다가 1년 안팎으로 재직한 뒤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이 전 부회장이 '쌍방울 로고'가 없는 카드를 요구해 법인카드를 바꿔준 적이 있다고 밝혔고, 법인차량 3대도 제공해 줬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시기(2020년 4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겹쳐 이미 제공했던 렉서스 차량 대신 카니발로 교체해 줬으며, 그마저도 차량 노후 등 이유로 다른 카니발로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2019년 7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5000만원 돈봉투를 전달하라고 줬다며 양복에 담아 직접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전달에 쓰인 양복은 방 부회장 지인이 운영 중인 양복점의 물건으로, 이 비용 역시 쌍방울그룹에서 결제했다고 말했다.
방 부회장은 뇌물공여·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방 부회장의 증언을 토대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 부회장에 대한 변호인 측 반대신문은 10일 열릴 예정이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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