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틴 베남(Rostin Behnam)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스테이블 코인'을 두고 엇박자를 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두고 두 규제당국이 영역 다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9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로스틴 베남 CFTC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과 이더리움(ETH)은 상품이며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 하에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베남 위원장은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키르스텐 길리브랜드 상원의원으로부터 CFTC가 지난 2021년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 테더와 합의한 후 감독당국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닌 다른 견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베남 위원장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 체계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내가 보기에 상품이 될 것이다"라며 "우리 집행팀과 위원회에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가 상품이라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답했다.
과거 CFTC는 지난해 12월 중순 FTX 설립자 샘 뱅크먼-프리드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더리움(ETH), 비트코인(BTC), 테더(USDT)와 같은 특정 디지털 자산이 상품이라고 주장했다.
베남 위원장은 청문회에서 이더리움에 대한 규제 영향력을 얻기 위해 CFTC가 어떤 증거를 제시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상품 자산이라고 강하게 느끼지 않았다면' 이더리움 선물 상품이 CFTC 거래소에 상장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소송 위험이 있고, 자산이 상품이라는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할 심각한 법적 방어 없이 그러한 일을 한다면 기관 신뢰에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지난 달 언런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것은 증권"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SEC는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바이낸스USD(BUSD)을 미등록 증권이라고 주장하며 투자자 보호법 위반으로 발행사 팍소스를 기소하기도 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를 놓고 규제 당국이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것에 주목했다.
민주당 저스틴 슬로터(Justin Slaughter)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베남 CFTC 의장은 이더리움이 상품이고 스테이블 코인도 상품이라고 세 배나 깎아내렸다. 이는 겐슬러 SEC 의장의 뉴욕매그 인터뷰와 대조적이다.
공공장소에서 기관 간 이견이 이렇게 큰 것은 드문 일"이라고 일갈했다.
업계에서는 두 기관끼리 영역 다툼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에서 가상자산은 CFTC의 영역으로 정리를 했지만, CFTC의 영향력과 인력은 SEC와 비교하면 한계가 있다"라며 "SEC도 상당수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보면서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