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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속도 5030' 완화 기조에 갑론을박.."현실 반영" "안전 우려"

'안전속도 5030' 완화 기조에 갑론을박.."현실 반영" "안전 우려"
서울시, '안전속도 5030' 탄력 운영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서울시가 서울경찰청과 협의를 거쳐 한강다리 등 20개 구간의 제한속도를 시속 50km에서 60km로 상향한다. 해당 구간은 한남대교, 원효대교, 마포대교 등 한강다리 17곳과 헌릉로 내곡IC∼위례터널 입구, 도림천고가, 보라매고가 등 일반도로 3곳으로 총연장 26.9㎞다. 또한 서울시는 앞으로 주요 도로의 제한속도를 시속 50km로 일괄 적용하는 '안전속도 5030'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8일 서울 시내 도로 모습. 2022.3.28 jin90@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지난 2021년 4월 도입된 '안전속도 5030' 정책 완화 기조를 올해도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이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안전속도 5030'은 전국 도심 차량 제한 속도를 일반도로는 시속 50㎞, 주택가와 스쿨존은 시속 30㎞로 낮추는 제도다.

안전속도 5030과 관련해 운전자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완화 기조를 환영하고 있다. 반면 학부모를 중심으로 보행자들은 사고가 늘어날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도 탄력 운영은 보행자 보호가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실 반영해야" VS "안전 중요"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4일 열린 '2023년 전국 교통경찰 워크숍'에서 보행자가 적은 일부 도심 도로의 제한속도를 시속 50㎞에서 60㎞로 올리기로 했다. 또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의 제한속도 탄력 운영 확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아동 통행이 적은 심야 일부 스쿨존 제한속도는 현행 시속 30㎞에서 50㎞로 상향하고, 큰 도로에 인접한 스쿨존의 등·하교 시간대 제한속도는 내린다는 취지다.

제한속도 상향·탄력 운영 논의는 지난해부터 급물살을 탔다. 일각에서 도로 흐름을 고려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경찰은 지난해 전국 도로 76곳의 제한속도를 시속 60㎞로 상향했다. 일부 스쿨존 속도 완화도 시범 운영 추진 중이다.

시민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운전자들은 '현실을 반영한 조치'라며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 택시기사 유모씨(71)는 "기사들 사이에선 (안전속도 5030이) 과태료를 떼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푸념도 나온다. 조금만 운전해도 시속 50㎞를 넘길 정도"라며 "현실에 맞게끔 조정되는 게 맞다"고 했다.

제한속도가 완화돼도 보행자 우선 인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10년간 운전해 온 박모씨(30)는 "통행량이 적은 도로는 완화해도 무방하다고 본다"면서도 "완화되는 만큼 '보행자가 우선'이라는 운전자 인식을 위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30개월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씨(32)의 경우 "아이가 활동량이 많고 자주 뛰어다녀서 규제 완화는 우려가 크다"며 "사고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 최근 강남 스쿨존 사망 사고도 있어서 걱정된다"고 전했다.

■보행자 보호 전제돼야
전문가들은 제한속도 상향·탄력 운영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다만 보행자 보호를 위한 추가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쿨존에서) 속도가 완화되는 만큼 제동 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보행자 보호를 위한 중앙 분리대나 안전 펜스, 야간 조명시설 등 안전시설도 함께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안전속도 5030의 전체적 기조는 유지하되 간선 도로 기능을 하고 보행자가 거의 없는 도로는 효율성 차원에서 탄력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독일이나 싱가포르 등에서도 등·하교 시간에만 학교 앞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도 "대부분 운전자는 제한 속도가 시속 60㎞면 평소에는 시속 70~80㎞로 달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처벌 강화 등을 통해 교통사고 가능성이 커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은 "2021년 '안전속도 5030' 제도 시행 때부터 법령에 따라 필요한 곳은 최대 시속 60㎞까지 운영이 가능했기 때문에 '5030' 기조를 폐기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일부 문제점을 반영해 제도 보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