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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어패류 수입액 1억7000만달러…후쿠시마 사고 후 '최대'

日 어패류 수입액 1억7000만달러…후쿠시마 사고 후 '최대'
방사능 검사 위한 고등어 채취 (부산=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지난 28일 오전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가 방사능 검사를 위해 고등어를 채취하고 있다. 2023.3.2 chacha@yna.co.kr (끝)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후쿠시마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일본 수산물이 더 들어올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의 일본 어패류 수입액이 1억7000만달러 수준으로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활어·냉장 및 냉동 어류·갑각류·연체동물 등의 일본 어패류 수입액은 전년보다 12.2% 증가한 1억7415만달러(약 2260억원)로 2010년 2억1221만달러 이후 12년 만의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해로 2011년 3월 11일 일본 미야기현 오시카(牡鹿)반도 동남쪽 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으로 지진 해일(쓰나미)이 일었고 쓰나미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 밀려들어 원전이 잠기면서 방사성 물질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 정부는 그해 9월 후쿠시마 등 주변 8개 현 모든 어종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특별 조치를 단행했다. 후쿠시마를 비롯해 아오모리·이와테·미야기·도치기·군마·이바라기·치바 현 등이 대상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어패류 수입액은 4년 정도 줄다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아직 원전 사고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10년 2억1000만달러 수준에서 2011년 1억5000만달러로 감소한 데 이어 2012년 1억달러, 2013년 9500만달러, 2014년 9100만달러로 줄었다.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2019년 1억2000만달러에 달했고 코로나로 2020년 소폭 줄었다가 2021년 1억6000만달러로 다시 늘었으며 지난해 더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입액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전인 2010년과 비교했을 때 아직 82.1% 수준이다.

지난 2010년에는 우리나라 전체 어패류 수입액 중 일본 비중이 7.6%였지만 지난해에는 3.1%였다. 이 기간 전체 어패류 수입액은 두배 이상으로 증가했지만 일본 어패류 수입액은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어패류 수입액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은 활어다. 활어 수입액이 8402만달러에 달해 전체 수입액의 48.2%였다.

지난해 어패류 수입량은 3만2588t(톤)으로 2017년(3만4269t)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는 2010년과 비교했을 때 40.0% 정도다.

지난해 일본 어패류 수입량이 2010년의 40.0%에 머물고 있는데도 수입액이 82.1%까지 회복한 데는 상대적으로 값비싼 활어 수입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일본 활어 수입액은 2890만달러로 어패류 수입액의 13.6%에 그쳤다. 당시에는 신선·냉장·냉동 어류 수입액이 활어를 웃돌았다.

지난해 일본 어패류 수입액을 다른 수입국들과 비교하면 6위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액수의 어패류를 수입한 국가는 러시아 연방으로 14억1570만달러였고 중국(10억2563만달러), 베트남(6억7681만달러), 노르웨이(5억9261만달러), 미국(2억2498만달러), 일본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일본 어패류 수입액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인 2010년에는 중국과 러시아 연방, 베트남에 이어 4위였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올해 봄이나 여름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기로 예고한 상황이어서 일본 수산물 안전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은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과 관련 "만일 우리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있다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 증명돼야 하고 정서적으로 우리 국민이 실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며 "그래야 그 조치(수입)를 시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