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잔뜩 담아 버리는 고객들에 '눈살'
쿠팡 기사들은 "쓰레기백이라 부릅니다"
프레시백 안에 쓰레기가 담겨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일회용 택배 상자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3년 전부터 도입한 쿠팡 프레시백에 일부 사용자들이 기저귀 등 쓰레기를 담아 반납하는 몰지각한 행동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는 쿠팡 기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쿠팡 배송 기사라고 밝힌 A씨는 "제가 당한 건 아니고 기사들 모인 단체대화방에 이런 게 나와서 어이가 없다"며 그 내용을 공유했다.
A씨가 올린 사진 속 프레시백에는 사용한 기저귀, 물티슈, 종이 등 각종 쓰레기가 담겨 있었다. 회수돼야 할 프레시백이 쓰레기더미 속에 있기도 했다.
A씨는 "자기 애 똥 기저귀는 왜 넣는지 모르겠다"며 "모르시는 분들 있을까 부가 설명하자면 프레시백은 회수자가 센터로 가져가기 전 다 펴서 반납한다. 운송장이나 아이스팩은 센터에 버리는 곳이 있어 거기에 버리거나 알아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프레시백 안에 쓰레기가 담긴 경우가 자주 있어 기사들 사이에서는 '쓰레기백'이라고 부른다"며 프레시백을 시키고 집 밖에 내놓는 방식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쓰레기더미 위에 올려져 있는 프레시백.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뉴스1
A씨는 "프레시백을 문 앞에 안 내놓고 쓰레기 모아두는 곳에 쓰레기를 넣은 채 버려 놓거나 알 수 없는 장소에 둬서 기사가 찾지 못하면 앱에 '미회수 프레시백'이라고 떠서 배송 다닐 때마다 계속 그 집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7시 안에 무조건 배송 보장이라는 고객과의 약속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밥도 못 먹고 쉬지도 못하고 일한다. 그렇다고 대충 일하면 제가 배송하는 배송지가 다른 사람에게 팔려 가서 최소한 일주일은 일을 못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A씨는 "프레시백을 회수해봤자 100~200원밖에 받질 못한다. 배송비 3000원 낸다고 치면, 배송 기사들이 3000원을 온전히 받는 줄 알 텐데 아니다"라며 "상품접수와 중간 운송, 회사에서 가져가는 비용 등 여러 손을 거쳐서 배송 기사 손에 들어오기 때문에 한 건당 몇백원에서 많아 봤자 몇천원밖에 받질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양심을 프레시백에 버리는 행위는 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쿠팡 프레시백은 2020년 수도권 처음 도입 이후 전국으로 확대됐다.
쿠팡 측은 신선식품 포장재 프레시백으로 연간 1억개에 달하는 스티로폼 상자를 절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 1억개 스티로폼 상자 사용 감소는 여의도 면적의 6.5배에 달하는 토지에 약 9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탄소 저감 효과와 맞먹는 효과다. 현재 쿠팡의 신선식품 10개 중 약 7개는 재사용할 수 있는 프레시백으로 배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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