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이지원 박사, 열건조 활성탄 개발
질산에 담근뒤 50도 열건조로 성능 향상
폐기물서 나오는 각종 유해가스를 흡수
에틸아민 6배, 암모니아 38배까지 올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속가능환경연구단 이지원 박사팀이 만든 활성탄은 질산처리후 열건조를 통해 악취 흡수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지원 박사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속가능환경연구단 이지원 박사팀이 악취를 빨아들여 없애는 성능을 최대 38배 향상시킨 활성탄을 개발했다. 특히 10번 이상 재생해 사용해도 악취 흡수율이 94% 유지했다.
이지원 박사는 26일 "하수처리장이나 쓰레기매립장, 농축산시설, 식품가공업장 등의 폐기물이 부패하면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와 유해가스를 제거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폐기물이 부패할때 나오는 가스는 상당부분 질소가 함유된 화합물로 암모니아를 비롯해 에틸아민(EA), 디메틸아민(DMA), 트리메틸아민(TMA), 트리에틸아민(TEA), 벤젠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스를 들이마시면 두통이나 메스꺼움부터 폐부종, 만성신장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다.
이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방법에는 공기 세정과 흡착, 광촉매를 활용한 생물학적 처리 등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활성탄으로 빨아들이는 것이다.
연구진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활성탄에 질산을 처리한 뒤 진공상태에서 고열로 건조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활성탄에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 고르게 생기면서 가스를 더 많이 접할 수 있는 면적을 만들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속가능환경연구단 이지원 박사팀이 만든 열건조 활성탄을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구멍들이 균일하게 만들어져 유해가스를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지원 박사 제공
연구진은 최적의 열건조 온도를 찾기위해 50℃부터 100℃, 200℃의 온도로 건조해서 만든 활성탄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50℃라는 결론을 얻어냈다.
또 이 열건조 활성탄이 유해가스를 흡수하는 성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중에 판매되는 활성탄과 비교해봤다. 이를위해 10ppm의 에틸아민(EA)과 디메틸아민(DMA), 트리메틸아민(TMA)을 흡수하는 양을 살펴봤다.
그결과 1g의 일반 활성탄은 에틸아민 17.12㎎을 흡수한 반면 50℃로 열건조해 만든 활성탄은 6배인 102.92㎎을 빨아들였다. 또 디메틸아민은 8배, 트리메틸아민은 9배 많은 양을 흡수했다.
특히 300ppm의 암모니아 테스트에서는 1g의 일반 활성탄이 2.83㎎ 밖에 흡수하지 못했지만 열건조 활성탄은 38배 많은 107.52㎎을 빨아들였다.
뿐만아니라 열건조 활성탄은 재사용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활성탄은 물로 씻어내거나 열건조를 시켜 다시 사용한다.
연구진은 50℃의 온도로 건조시킨 뒤 재사용 성능을 확인해봤다. 그결과 열건조 활성탄은 10번을 재사용해도 최기 성능대비 93.8%까지 유지했다.
하지만 일반 활성탄은 10번째 재사용에서 초기 성능의 63%까지 떨어졌다.
이지원 박사는 "암모니아 등 유해가스가 발생하는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추가 연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 열건조 활성탄을 국제학술지 '청정생산 저널(Journal of Cleaner Production)'에 지난 20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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