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일정·장소등 홈페이지 공개
청중 소지품 검사 이뤄지지 않아
인터넷 등 통해 총기제작도 쉬워
경비에 애로 많아 보안강화 촉구
지난 1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현에서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 폭발음이 나자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을 받고 사망한 지 9개월 만에 15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겨냥한 폭발물 투척사건이 발생하자 일본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두 사건 모두 선거유세 활동 중에 발생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보안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일본 공공정책조사회 연구센터 소장 이타바시 이사오는 16일 NHK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 던진 물체가 터질 때까지 시간이 있어 다행이었으나 기시다 총리 가까이 떨어진 것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경호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중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를 지원하기 위해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의 사이카자키 어시장을 찾았으며,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유세차 나라현 나라시를 방문했다가 피격됐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 일본 경찰이 경비태세를 강화했지만, 정치인들이 유권자에게 표를 호소하는 과정에서 접촉이 불가피한 선거유세 현장의 특성상 경호의 어려움이 또다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시다 총리의 와카야마현 연설 시간과 장소는 이미 지난 14일 자민당 홈페이지에 공개됐으며, 선거 입후보자도 SNS에 기시다 총리 연설일정을 올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정치인의 연설일정이 알려지면 테러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어 경호 전문가들은 일정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아베 전 총리에게 총을 쏜 야마가미 데쓰야도 자민당 홈페이지에서 유세정보를 파악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용의자 기무라 류지(24)가 폭발물을 던질 당시 기시다 총리와 거리가 10m에 불과했다면서 유세현장에서는 경호에 필요한 거리 확보가 어렵다고 전했다. 지난해 야마가미는 아베 전 총리에게 총을 발사했을 당시 5m 거리까지 접근하기도 했다.
사건 당일에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청중을 대상으로 소지품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본 공공정책조사회 연구센터의 이타바시 이사오는 당시 화면을 보면 파이프 폭탄을 던졌으며 두개를 소지한 것은 사전에 준비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기무라가 배낭에 칼도 숨겼다며 현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기시다 총리를 습격하려 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전 총리에 이어 이번 기시다 총리 공격 시도로 특정 조직 소속이 아닌 개인에 의한 테러 공격 위험성이 다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해 아베에게 총격을 가한 야마가미가 인터넷을 통해 총기 제작을 배워 범행한 것에 주목하고 일본 경찰이 SNS에 삭제요청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대책으로는 사건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다음 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호에 빈틈이 있음이 나타났다며 경호체계 점검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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