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당국이 보험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선순위 비중이 99%나 되지만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44조원을 넘어 금융권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보험사들의 현재 PF 대출 연체율은 낮은 편이지만 중·후순위로 투자한 다른 금융권의 위험이 확대될 경우 보험사로 전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사 자산운용 담당 임원들을 소집, 부동산PF 대출 관련 감독 방향을 안내했다. 보험사들이 PF 대출로 투자한 300여개 사업장을 전수조사, 6개 보험사는 주의·위험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평가치로 주의에 생명보험사 1곳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연락을 받은 회사가 있을 것"이라며 해당 보험사명을 안내하지는 않았다.
금감원은 간담회를 통해 보험사들이 PF 대출 관련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독규정에는 요주의는 전체 익스포져 대비 2%를 충당금으로 쌓게 돼 있다. 이를 5~10% 등 충당금 비중을 끌어올려 선제적으로 부실에 대응하라는 주문이다.
한 생명보험사 임원은 "충당금은 손실 흡수력 차원에서 쌓는 만큼 충당금을 추가적으로 쌓을 경우 이를 부동산PF 대출 연체율 계산시 빼달라"고 의견을 냈으나 금감원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중요 이벤트가 있는 사업장에 대한 즉각적인 보고도 요청했다. 예를 들어 사업장의 자금조달이 브릿지론 이후 본PF로 넘어가야 되는데 브릿지론 연장 불가 사태가 벌어지면 보고하라는 것이다. PF를 착공전, 브릿지론, 인허가, 착공 후 등 8개 유형으로 나눠 상세 보고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의 시가평가를 토대로 한 K-ICS(신지급여력제도)상 PF대출 관련 요구자본도 강화된다. 대출 중 PF대출만 떼어 내 위험계수를 더 늘리는 방식으로, 요구자본을 추가로 쌓으라는 것이 감독당국의 요구다.
간담회에 참여한 보험사 관계자는 "요관찰 사업장(문제사업장) 선정 관련 CPC(금감원에서 모니터링 자료 요구 체계)로 통지가 올 것"이라며 "보험사는 주로 선순위니 건전하지만 전염 가능성에 감독당국이 선제적인 조치를 요구한 것 같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