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딥스마텍 대표 "연구개발 힘 쏟아 국가경제 이바지"
[파이낸셜뉴스]
삼성그룹에는 삼성전자 전자(前者)와 후자(後者)가 있다는 말이 있다 전자는 무선·반도체사업부를 말하며 후자는 이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를 지칭하는 말이다. 무선·반도체사업부는 삼성그룹내에서 의존도가 크며 핵심이라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도 공무원이 1순위가 되기 직전까지 삼성전자는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였다.
한때 바늘 구멍에 들어가기보다 힘들다는 삼성에 사직서를 던지고 벤처창업 시장에 뛰어 든 사람이 있다. 바로 김호연 딥스마텍 대표
(사진)다.
지난해 8월 벤처창업 시장에 발을 딛은 김 대표는 "경기가 어려워 질수록 더 이상 늦어지면 안된다고 생각해 창업을 결정하게 됐다"며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힘을 쏟아 딥스마텍 뿐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이바지 하고 싶다"고 8일 말했다.
삼성석유화학을 거쳐 삼성전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그는 삼성에서 스마트폰, TV 등 주요 사업부의 미래제품에 사용될 기술의 개발을 담당했으며 책임연구원까지 하다 지난해 회사를 관뒀다.
당시 주변에서는 퇴사를 만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고 억대 연봉의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엔지니어로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사업의 성공 여부도 중요하지만 도전을 통해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도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창업한 딥스마텍은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 레벨 증착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고품위 박막증착(Thin film Deposition) 기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스타트업이다. 제품 표면에 얇은 화학물질을 코팅하는 기술을 화학기상증착(CVD)이라고 한는데 삼성전자 등 글로벌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에서 절연, 방수처리 등의 공정에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딥스마텍은 기존 CVD 기술의 비싼 공정 단가, 불균일 박막, 대량양산의 어려움 등의 약점을 비약적으로 개선한 독자적인 건식 상온 박막 대량증착기술을 재활용 및 친환경 식품의 패키징·필터 등에 활용한다.
눅눅해지지 않는 종이빨대, 고유의 질감을 유지하는 발수섬유, 화재의 위험 없는 배터리 분리막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혁신 제품을 생산을 가능케 해줄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딥스마텍이 순항중이다. 경기도 안산에 조그마한 사무실을 임대로 얻은 딥스마텍은 빅뱅엔젤스-코리아오메가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또 국내 최대 창업기획자(엑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 유치를 준비중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주요 배터리 메이커로부터도 사업 제휴가 들어오고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김 대표와 같은 삼성전자 출신 연구원을 포함해 국내 최대 반도체설비 제조사 출신 연구원까지 4명을 더 영입했다.
김 대표는 "새롭게 들어온 직원들은 기존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대표로서 장점을 최대한 살려 사업을 성공시키는데 최선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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