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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금융’ 비판에도 은행권 헤집었다...금융권 산업구조+규제개선 성과는 ‘글쎄’

[尹정부 1년 성과와 전망]

‘관치금융’ 비판에도 은행권 헤집었다...금융권 산업구조+규제개선 성과는 ‘글쎄’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9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 은행권 때리기와 정책금융 확대를 통한 금리인상기 국민 부담 경감.'
취임 1년을 맞은 윤석열 정부 금융정책을 설명하는 한줄이다. 3.50%까지 치솟은 기준금리에 서민의 부담을 줄이고 금리 인상으로 역대급 순익을 낸 은행권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취지다.

관치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크다”, “돈 잔치를 벌인 만큼 상생금융책을 마련하라”며 은행권의 지배구조와 수익 배분에까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은행산업 전분야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산업구조 개선과 규제 개혁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없어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는 평가다.

■‘관치금융’ 논란에도 ‘작심 발언’ 쏟아낸 尹 정부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1년간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1.50%에서 3.50%로 2.0%p 올렸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4월부터 올 1월까지 7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8%까지 올라가는 등 시장금리도 치솟았다. 이 와중에 은행권이 이자수익을 바탕으로 역대급 순익을 내자 윤 대통령은 은행권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국민들은 이자 부담으로 고충을 겪는 중에 은행들은 영업점 폐쇄, 영업시간 축소와 늘어난 성과급으로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지난해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전년 대비 20%(27조원) 증가한 33조원 규모의 이자 이익을 거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사회적 책임을 주문했다. 특히 '투명한 지배구조‘를 강조하며 우리·농협금융 등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연임에 제동을 걸었다. 윤 대통령 발언 후 3일 뒤 우리금융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선임됐다. 또 은행권에서는 향후 3년간 10조원의 규모의 사회공헌액을 투입하고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상품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가산금리를 깎고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낮추는 노력도 이어졌다.

이를 두고 ‘관치 금융’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말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에도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선임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경제와 민간주도 경제를 중요시한 윤석열 정부임에도 금융지주 회장에는 관료출신이 들어오고 있다”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목 하에 경영에 개입하려는 ‘관치’의 시작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내친김에 당국은 지난 2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을 출범시키고 그간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키로 했다. 윤 대통령이 금융위에 “은행산업의 과점 폐해가 크다.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국내 예금·대출시장 점유율이 각각 74.1%, 63.4%에 달한다.

금융당국과 민간,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TF는 이날까지 8차 회의를 열고 내달중 6대 과제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은행권 경쟁촉진 및 구조개선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손실흡수능력 제고 △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 방안이다.

■'尹정부표 금융 집약체' 銀 제도개선 TF, 성과로 이어질지는 '물음표'

성과들도 작지 않다. 구체적으로 △잔액 기준 금리차 추가 공시, 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 구분 공시 등 은행별 예대금리 공시 세분화(1차)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인프라 구축(2차)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부과 및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 추진(3차) △온라인 예금중개서비스 제도화 및 인터넷 은행-지방은행 '공동 대출' 모델 검토(4차) △은행 점포 폐쇄 전 고객의견 수렴 및 공동점포·이동점포 등 대체점포 우선 마련(5차) △임원 성과보수 50%를 5년 이상 이연, 임원 보수 산정기준 공시 및 주주총회 설명제도(say on pay제도) 추진(6차)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금리로 하는 신용대출 상품 개발·취급 확대(7차) 등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권 경쟁을 촉진해서 소비자에게 편의를 주는 부분은 성과를 냈다. 공시 세분화, 예금중개서비스 및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과점체제 해소와 관련해서는 "구조적 측면에서 경쟁구도를 바꾸는 것은 지금 TF에서 논의 중이고 6월에 매듭이 지어질 것"이라며 "공공적 관점에는 금융권 임원 보수체계를 살펴보고 개선안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초 내세웠던 은행 산업구조 개선, 규제혁신과 관련한 성과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스몰라이선스를 통한 중소규모 특화은행 도입이나 증권·보험·카드사에 대한 종합지급결제 허용 등 굵직한 이슈는 결론이 안 나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쟁 촉진과 금융사의 업무범위 확대, 나아가 금산분리 이슈는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은행권이 개선할 세부 과제들을 열거하고 지금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부분들이 논의된 것은 긍정적이나 굵직한 과제들에 대해선 아쉬운 측면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시간을 더 갖고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