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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도 보유했다는 P2E코인, 한은 "투자자 보호 미흡..중앙은행 감독권 강화"

한국은행, 암호자산시장 취약성 평가 이슈노트
"제2의 테라·루나, FTX 가능성 낮아"
"암호자산업체 리스크 관리+투자자 보호 미흡"
"중앙은행 암호자산 관리감독권 강화해야"

김남국도 보유했다는 P2E코인, 한은 "투자자 보호 미흡..중앙은행 감독권 강화"
각 거래소 제공.

김남국도 보유했다는 P2E코인, 한은 "투자자 보호 미흡..중앙은행 감독권 강화"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국내 암호자산시장에서 루나·테라 폭락, FTX 파산 사태와 같은 '역대급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다만 암호자산업체의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제도가 미흡하다는 점, 암호자산시장의 불안요인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는 점을 들어 규제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전체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앙은행의 감시·감독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 "한국판 루나테라 급락·FTX 파산 가능성 낮아"

18일 한국은행은 '글로벌 주요 사건을 통해 살펴본 암호자산시장의 취약성 평가 및 시사점' 이슈노트(오지윤 금융안정팀 과장 외 3인)를 통해 "현재로서는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암호자산시장에서 발생한 사건들과 유사한 사건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암호자산시장이 거래소 위주로 발전해 발행업체, 탈중앙화 대출 플랫폼 등의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거래소에 대해서는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리스크를 관리할 수단과 방법이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말 기준 우리나라에는 총 36개 가상자산사업자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하고 사업을 운영 중이다. 이 중 암호자산거래소가 27곳, 암호자산 지갑 및 보관사업자가 9곳이다. 우리나라에선 암호자산 공개(ICO)가 전면 금지돼 있어 빅테크 기업 등 일부 사업자가 국외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암호자산을 발행하고 있다.

거래소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거래소는 법정 통화인 원화로 암호자산을 매매할 수 있는 원화거래소가 5개로 여기서 전체 거래의 97%(약 18조 8000억원)가 이뤄진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간 거래를 하는 코인거래소 22개에서의 거래 비중은 3%(약 6000억원)에 그쳤다. 국내거래소는 암호자산 단순 매매만 지원할 뿐, 해외와 같이 담보 대출이나 선물을 개발·판매·중개는 하지 않는다. 때문에 거래소 수입에서 암호자산 매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는다.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을 통해 관계사의 유무와 채권채무 관계 등을 공시하고 있다. 거래소는 특금법에 따라 고객 예탁금을 거래소 자산과 분리해 보관하고, 고객이 예탁한 암호자산은 별도 보관하거나 보안 관련 내부 규정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런 사업구조와 규제를 볼 때 한국은행은 "국내 암호자산거래소에서 FTX 파산 사례와 같은 취약성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FTX가 자체 발행 코인인 FTT를 핵심 암호자산으로 지원하고 계열사 알라메다를 통해 가격을 조작해서 파산으로 이어졌던 것임 만큼 '한국판 FTX 파산 사태'는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P2E, 스테이블코인 시장 커지면 금융불안 가능성.. 한은 "규제 서두르고 중앙은행 관리감독 강화"

김남국도 보유했다는 P2E코인, 한은 "투자자 보호 미흡..중앙은행 감독권 강화"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2.20/뉴스1
다만 한국은행은 암호자산업체에 대한 리스크 평가가 어렵고 투자자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기업과 게임사, 토큰 증권 등을 중심으로 암호자산시장과 이용자의 실생활 연계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암호자산시장의 리스크가 이용자의 실물경제영역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게임 안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암호자산화하는 P2E(play to earn) 모델이 도입되면서 암호자산 활용도가 높아지고 실생활과 암호자산시장을 연결하는 접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서는 "암호자산 발행사인 게임사가 암호자산을 불투명하게 운용할 경우 투자자 보호가 저해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암호자산거래소에서의 불공정 거래 위험성도 지적됐다. 한국은행은 "증권거래소와 달리 암호자산거래소에 중개, 상장, 예탁 등 모든 기능이 집중되어 있어 불공정 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암호자산거래소가 직접 시장을 조성하기 때문에 자전거래와 같은 시장조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거래소 간 경쟁으로 단일 거래소 상장 암호자산에 대해 과도한 마케팅이 이뤄질 경우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암호자산의 상장·폐지에 관한 심사기준과 절차가 불투명해 투자자 보호가 충분치 않다"고 경고했다.

이에 한국은행에서는 '동일행위, 동일위험, 동일규제' 관점의 규제 정비와 중앙은행의 암호자산 감시·감독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슈노트는 "암호자산 리스크의 탈국경적인 특성으로 인한 국가 간 규제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 속도와 강도 측면에서 주요국과 보조를 맞출 필요성도 있다"라며 규제 강화를 역설했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 등 암호자산에 대한 감시감독 체계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을 제고할 필요가 있고"라며 "암호자산사업자에게 공시, 외부감사와 자료제출 의무를 부과하고 수집된 정보를 관련 당국끼리 원활히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발생한 글로벌 암호자산시장에서의 사건들에 대해서는 지속 불가능한 사업구조(루나테라 급락사태), 유동성 리스크(셀시우스 파산), 레버리지(쓰리 애로우즈 캐피털 파산), 불투명한 내부거래(FTX 파산)가 각각의 원인이었다고 지목하고 "향후 암호자산 부문과 핵심 금융시장 간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파급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가상자산 불공정거래를 행위를 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투자자 보호 관련 규제를 담은 '가상자산 1단계 법안'(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