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전남지부 유·초·중·고 및 특수교사 2353명 설문조사 결과
전교조 전남지부가 스승의 날(5월 15일)을 앞두고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10일까지 전남지역 유·초·중·고 및 특수교사 2353명을 대상으로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온라인으로 실시한 결과, 약 33%가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전교조 전남지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지역 교사 3명 중 1명은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고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교조 전남지부(지부장 신왕식)가 스승의 날(5월 15일)을 앞두고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10일까지 전남지역 유·초·중·고 및 특수교사 2353명을 대상으로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온라인으로 실시한 결과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33%가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고 있지 않다"라고 응답했다. 특히 유치원교사 44.2%, 초등교사 38.5%가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수업과 관계없는 행정업무라고 답한 비율이 27.5%로 가장 높았으며 △임금·연금 등 열악한 교사 처우(23.4%) △학생생활지도의 어려움(20.8%) 등의 순으로 답했다.
특히 유치원교사와 초등교사의 경우 갑질과 교권침해, 학부모 민원 등을 선택한 비율이 중·고등학교에 비해 2~3배에 달하는 등 교권 침해에 따른 교육 활동 위축 문제가 심각함을 보여줬다.
지역별로는 시와 읍 지역 교사의 경우 '학생생활지도의 어려움'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면 지역과 도서 벽지에 근무하는 교사는 과도한 행정업무를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특히 도서 벽지의 경우 갑질과 교권침해, 과도한 행정업무, 학부모 민원,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저하에 대한 응답이 평균보다 높았으며, 갑질과 교권침해를 선택한 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이는 신규 교사나 저경력 교사가 다수인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들에 대한 교권 보호 지원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교조 전남지부는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교원 정원 감축으로 현재 학교에서 겪고 있는 문제점과 어려움으로는 △수업 외 업무 증가(27.1%) △학급당 학생수 증가(16.9%) △수업시수 증가(16.2%) 순으로 답해 교원 정원 감축이 행정업무의 증가와 학생 지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교육청의 '열심히 일하는 교원 우대 방안' 추진에 대해서는 "교사의 갈등을 유발하는 위험한 정책이다(44.8%)", "필요하다고 보이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34.0%)" 등 전반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교사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학교 현장에 갈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섣불리 교사 간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기보다 교사에게 자율성을 발휘하고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전교조 전남지부는 행정업무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교육청의 성과 중심 교육 정책과 실적 위주의 전시 행정 △단위 학교의 학교평가 실적을 대비한 공문서 생산과 각종 공모사업 응모 △국회의원 감사 자료 요구 △교원 정원 감축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돌봄, 방과후, 우유급식, 개인정보보호에서 최근 교육 회복 사업까지 각종 법률과 정책들이 만들어 낸 사업들이 속속 학교로 들어오면서 그에 따른 행정업무가 채용·회계·시설관리의 영역까지도 교사에게 맡겨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전남도교육청은 필수적인 교원 정원 확보, 선생님들의 보람 있는 교육 활동을 위한 행정업무 경감 대책 마련, 갑질과 교권침해로부터 안전한 교육 환경 구축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며 "선생님들이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어떤 것을 도와주면 교육력이 강화되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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