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잔액 지난해 4·4분기 말 기준 1000조원 돌파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환대출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정책은 '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빚더미에 앉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정부에 적극적인 채무조정 시행을 요구했다. 특히 대출 원금을 탕감하지 않은 채 이자만을 낮추는 방식인 대환대출로는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를 구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 정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정책인 '새출발기금'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부채 관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는 9월부터 대규모 신용불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참여연대는 24일 오후 전국골목상권활성화협의회, 전국카페사상협동조합,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시민단체와 함께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성우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회장은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며 영업시간을 제한했고 교통이동을 제한하는 등 소비시장을 위축시켰다"며 "하지만 정부는 때에 따른 적절한 보상금을 지원하지 않았고, 그 피해를 소상공인에게 고스란히 전가했다"고 말했다.
황현창 전국골목상권활성화협의회 사무국장은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웠던 2020년과 2021년, 제1금융권은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액을 산정했으므로 터무니 없이 적은 금액을 대출받아야 했기에 소상공인·자영업자는 결국 사채까지 쓰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참여연대가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을 통해 확보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말 기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약 1020조원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684.9조원)과 견줘 335조원이 증가한 수치다. 즉 코로나19를 거치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빚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의 수립 △한계자영업자 기준 및 대응매뉴얼 마련 △선(先)채무조정 후(後)재기지원 프로그램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오는 9월 대출상환의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가 종료된다면 상환압박에 노출되는 소상공인·자영업 차주발(發) 금융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현근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부채 문제로 올 하반기 자영업자 중 한계채무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환대출로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는 처방은 '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정부와 금융권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자금난에 처한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원금 상환 만기를 연장하고, 원금 및 이자 상환을 유예해 왔. 이 지원 대책은 오는 9월 종료된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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