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中企 퇴직연금 구원투수로
근로복지공단, 작년 9월부터 운용
푸른씨앗 가입땐 5년 수수료 면제
中企근로자 안전한 노후보장 안착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푸른씨앗'
국내 최초 공적 퇴직급여제도인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푸른씨앗'의 적립금 운용규모가 9개월 만에 13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확대 등 여러 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푸른씨앗이 가지고 있는 제도의 장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시장에서 안착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푸른씨앗은 5년간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퇴직연금 가입을 망설이고 있는 중소기업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中企 낮은 퇴직연금 도입률
30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첫삽을 뜬 푸른씨앗은 이달 26일 현재 5600여개 사업장에 2만8000여명이 가입하며 적립금 운용규모가 1300억원을 넘어섰다.
우리나라는 1988년 국민연금 도입 이후 1994년 개인연금, 2005년 퇴직연금을 도입해 공적연금은 기초보장을 담당하고 사적연금을 중첩적으로 보장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다층적 노후보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은 지난해 말 적립금이 33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퇴직연금제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영세한 중소기업의 낮은 퇴직연금 도입률과 운용 수익률은 주요 개선과제로 남아 있다. 퇴직연금제도가 국내에 도입된지 17년이 지났지만 중소기업 근로자의 상당수는 퇴직연금을 통한 장기적인 노후 소득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30인 미만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24.0%로 300인 이상 대기업의 91.4%에 비해 매우 저조하다. 중소기업 사업주, 근로자의 무관심과 함께 수익성을 우선하는 민간 퇴직연금사업자들의 적극적인 가입 촉진활동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렇듯 소규모 사업장이 퇴직연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는 것은 퇴직연금 자체를 넘어 우리나라 노후보장체계상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퇴직연금에 가입해도 가입자의 대부분이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적립금을 운영해 2021년 말 기준 과거 5개년 연평균 수익률이 1.96%에 불과하다. 이러한 수익률로는 근로자의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에는 미흡한 현실이다.
■올해 가입시 5년간 1250여만원 절감
이에 정부는 작년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라는 새로운 퇴직급여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민간사업자가 아닌 공공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이 전담으로 운영한다는 점, 각종 규약 작성·신고 등의 절차 대신 표준계약서를 활용해 가입절차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0.2%인 최저수준의 수수료, 저소득 근로자에 대한 사업주 부담금의 10%를 국가에서 3년간 지원하는 제도 등 퇴직연금 가입을 망설여 왔던 30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맞춤형 퇴직급여 제도이다.
또 중소기업 사업주들이 납부한 부담금을 개별 운영하지 않고 기금화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한다. 전문 자산운용기관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자산운용이 자산운용업무를 맡고 있어 기존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푸른씨앗의 운용계획 수립, 표준계약서 변경 및 수수료 수준에 관한 사항 등 중요한 사항은 노·사·정을 대표하는 사람과 퇴직연금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하고 결정한다.
지난 3월 운영위원회는 중소기업 사업장의 기금제도 가입 확산을 위해 이 제도에 가입한 사업장에게 5년간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과감한 지원방안을 결정하면서 퇴직연금 가입을 망설이고 있는 중소기업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수수료 감면대상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말까지 제도에 가입한 30인이하 사업장이다.
평균 적립금이 5억원인 사업장이라면 민간 퇴직연금사업자에게 가입하는 경우 연평균 약 250만원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이 제도에 가입하면 수수료가 5년간 면제된다.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푸른씨앗이 중소기업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가입을 원하는 30인 이하 사업장은 공단 퇴직연금 전담 콜센터 또는 공단 퇴직연금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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