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개발 안건을 첫 상품화
상사 비즈니스모델 개척 성공
美사업권 팔아 2000만弗 수익
호주 독립형 ESS로 영역 확장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개발, 조성한 태양광 발전소 전경. 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태양광 그린필드 투자를 알짜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 5월 매각한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 사업권(3GW)이 반영되는 올해 상사부문의 태양광 사업 이익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비제조업 종합상사가 5년여 만에 태양광발전 사업권 시장을 개척해 알짜 캐시카우로 키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북미 시장에 이어 일조 여건이 좋은 호주로 태양광 사업을 확장, 오는 2025년까지 25GW(누적) 용량의 태양광 사업권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25GW는 단순계산하면 원전(1기당 1.4GW) 18기 규모다.
■ '태양광 사업권' 캐시카우로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 15곳에서 확보한 3GW 규모의 태양광발전 사업권을 현지 신재생 전문투자사에 일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단일 계약건으론 역대 최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텍사스지역 태양광·ESS(에너지저장장치) 파이프라인 중 초기 프로젝트 15개(총 3GW)를 선별 매각한 것"이라며 "일부 매각 이익이 1·4분기 이익(총 2000만달러)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번 텍사스주 태양광 사업권은 태양광 개발서비스 파트너십을 제공한다는 게 특징이다. 그린필드(초기) 개발이긴 한데, 태양광 발전 부지 선정 단계에서 사업권을 미리 넘기는 것이다. 부지 발굴·인허가 취득까지 일괄 처리해 착공 전에 사업권을 되파는 매각보다 앞 단계에서 매각하는 것이다. 삼성물산 입장에선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매각 이익을 조기에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업모델 다각화와 함께 시장·사업 품목도 확장하고 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지난해 9월 호주에 신재생에너지 법인을 신설했다. 곧바로 호주 남부인 뉴사우스웨일스주, 킨즐랜드주에서 태양광 사업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호주 남부 2개주에서 여러 건의 태양광 사업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있다"며 "호주에서 첫 태양광 사업권 매각 계약이 조만간 체결될 것"이라고 했다.
사업 품목도 기존 태양광 발전(PV)만 하던 것을 독립형 ESS까지 확장, 총 발전용량을 대형화하는 것도 특징이다.
■ 태양광, 3년 연속 최대 이익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태양광사업에서 쏠쏠한 이익을 내는 데는 '영리한' 사업모델 덕분이다. 그린필드 투자 가장 앞 단계까지의 사업(기획→부지 확보→전력 계통연결 조사→인허가 취득)을 묶은 무형자산을 수익화한 것이다. '태양광 사업권'이 그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태양광 개발 안건 자체를 상품화한 것은 우리가 상사 업계에선 처음"이라며 "종합상사의 사업 개발 역량을 발휘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한 것"이라고 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태양광 사업권(50MW)을 개발, 매각한 이후 5년간 미국에서 확보한 태양광·ESS 용량은 15GW다.
이를 2025년까지 25GW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60~70개의 초기 단계 태양광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태양광사업 이익은 3년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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