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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일본주, 더 갈까 덜 갈까…현지 언론 분석은

핫한 일본주, 더 갈까 덜 갈까…현지 언론 분석은
【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 증시가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자 일본 증시로 향하는 국내 투자금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본 증시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거나 엔화가 강세 전환될 경우 장세가 급변할 수 있어 주의도 요구된다.

실제 현지 언론들은 최근 일본 증시를 끌어올린 외국인 투자금의 속성이 단기 자금으로 보인다며 급격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기도 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총계 기준 상위 8개 주요 증권사에 예치된 일본 주식 평가금액 전체 규모는 총 4조원을 웃돈다.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최근 3만3000선을 넘어서며 33년 만의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웠다. 연초 대비 최근 지수의 상승률은 30%가 넘는다. '버블경제' 시기인 199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현지 언론은 해외 투자자들의 '바이 재팬' 현상이 일본 주식시장을 밀어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투자자는 일본 주식 시장의 매매 점유율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분석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 중에서도 단기 주식시세를 크게 좌우하는 것은 상품거래자문가(CTA)나 고빈도매매(HFT)다. CTA는 증시 흐름을 좇는 헤지펀드다. HFT는 알고리즘을 활용한 초단타매매다. 이들 전략에 따르면 하락하는 주식은 폭락하게 되고, 오르는 종목은 급등한다.

신문은 이번 일본 주식시장 급등도 이들이 이끌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일본 주식 시장이 장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조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이 경우 시장 환경 급변과 수급 붕괴가 생기면 상승장이 한꺼번에 '역회전'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노르웨이나 중동 국부 펀드 등 해외 장기 투자자들은 '지역 배분' 전략을 택한다. 보통 성장성과 수익성을 본다.

하지만 신문이 분석한 일본 기업들의 이익 성장 전망은 평범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재개(리오픈)에 따른 V자 회복기를 이미 지나고 있어 기업 실적 전망이 반전될 국면은 아니다. 오히려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신흥국뿐 아니라 선진국 전체에도 뒤떨어진다.

수익성 관점에서 봐도 일본은 해당하지 않는다. 분기별 기업이익 성장세가 완만해 큰 투자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은 '지역 배분' 전략을 택하는 해외 투자자들이 선호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최근의 일본 주식 급등은 단기자금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신문의 결론이다.

그러면서 신문은 5월 중순 이후 해외투자자들의 순매수는 엔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된 시점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엔화 약세의 수혜를 입기 쉬운 대형 제조업 등에 단기 자금이 몰리면서 전체 시세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신문은 "향후 미국 경제 둔화로 미국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엔화 약세-달러 강세 트렌드가 깨질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증시에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준비해 두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