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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업 공공기여 기준 제각각... 부산은 "오른 땅값 전액 토해라"

지자체마다 산정 방법 천차만별
인허가 과정에서 잇따라 '잡음'
국토부 연구용역 통해 실태조사

개발사업 공공기여 기준 제각각... 부산은 "오른 땅값 전액 토해라"
용도변경 등 지구단위계획이 바뀌는 대규모 개발의 경우 지자체와 사전협상을 거쳐 공공기여를 제공해야 한다. '공공기여 사전협상제'다. 문제는 공공기여 산출 기준 및 방식이 지자체마다 제각각이다. 상위 법에서 세부사항을 일선 시도가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서다. 한 예로 부산시의 경우 개발에 따른 지가 상승분의 '전액(100%)'을 공공기여로 내도록 하고 있어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자체마다 천차만별인 '공공기여 사전협상제'에 대해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일선 시도마다 공공기여 산정방법 및 산식, 비율이 달라 인허가 과정에서 각종 잡음이 발생하는 것 외에 유휴부지 활용을 통한 도심개발과 주택공급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5일 업계 및 국토부에 따르면 공공기여 사전협상제 개선점을 찾기 위해 국토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공공기여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며 "상위 법에 세부기준을 명문화할지는 연구 결과가 나와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공기여 사전협상제는 지난 2021년 1월 시행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에 근거해 운영 중이다.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이 법을 근거로 해당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상위 법에는 공공기여금을 감정평가한 토지가액 차이 내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업계에선 지자체마다 법 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산시의 경우 지난해 2월 조례를 개정해 사전협상 개발의 경우 토지상승분 100%를 공공기여금으로 내도록 하고 있다. 한마디로 협상의 여지 없이 오른 땅값만큼을 기부채납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비해 서울시와 인천의 공공기여비율 기준은 60%까지, 광주와 대구시는 50%이다.

산정 기준과 산식도 다르다. 어떤 지자체는 용적률 증가분을 기준으로 하는 곳도 있고, 다른 지자체는 토지면적으로 공공기여를 산정하는 곳도 있다. 산정 산식도 달라 대규모 개발사업을 위해서는 별도로 지자체 기준을 파악해야 한다.


특히 부산시의 경우 지가 상승분의 100%를 공공기여로 내도록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개선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 100%로 못을 박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세부 방향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