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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대교 '비상상황'...폭발음에 도로 파손, 3명 사상

17일 새벽 크림대교 통행 전면 통제, "비상상황" 발생
도로 파손에 최소 2명 숨지고 1명 부상...우크라 측은 침묵

크림대교 '비상상황'...폭발음에 도로 파손, 3명 사상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촬영한 케르치 해협 대교(크림대교).타스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케르치 해협 대교(크림대교)가 원인 미상의 도로 파손으로 통제됐다. 해당 다리는 우크라 남부 전선의 러시아 보급로이자 침략전쟁의 상징이며 지난해 10월에도 폭파 공작으로 파손됐다.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수반은 17일(이하 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크림대교의 통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그는 “크라스노다르로부터 145번째 교각 구역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 사법당국과 모든 담당 기관이 활동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상황을 고려해 모든 크림반도 거주민들은 크림대교를 이용한 여행을 자제하고 다른 육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에 크림반도를 불법합병하여 크림 자치공화국을 세운 뒤 반도와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를 연결하는 크림대교를 건설했다. 다리의 길이는 약 19km로 건설에 37억달러(약 4조6860억원)가 투입됐다. 크림대교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우크라 남부 전선의 러시아군에게 보급품을 보내는 핵심 통로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 10월 8일에 대규모 폭발로 일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우크라 정부는 사건 당시 침묵했으나 수개월 뒤 파괴 공작을 벌였다고 간접 시인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9일에도 우크라군이 크림대교에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17일 보도에서 크림대교 사건으로 최소 어린이 1명이 다쳐 크라스노다르로 후송되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르드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벨고르드 주민인 부부가 크림대교에서 사망했으며 부부의 딸이 다쳐 후송되었다고 적었다. 러시아 교통부 역시 이날 다리의 도로가 파손되었다고 확인했다. 다만 교각의 파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미국 CNBC방송은 우크라 언론사인 RBC-우크라이나 통신을 인용해 크림대교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 존'은 이날 오전 3시 4분과 3시 20분에 각각 한 차례씩 크림대교를 겨냥해 두 번의 타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우크라 정부는 이날 사건과 관련해 아직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