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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가사도우미 월급 100만원 돼야 중산층도 혜택"

서울시,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 앞두고 각계 의견 청취
오세훈 "이민사회 논의 본격화 신호탄 될 것"

"외국인 가사도우미 월급 100만원 돼야 중산층도 혜택"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여섯번째)이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외국인 가사(육아)인력 도입 관련 전문가 토론회에서 참석 내빈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외국인 가사(육아) 도우미 도입 시범운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선 도우미 월급이 월 100만원 선까지 낮춰져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서울시가 19일 주최한 '외국인 가사(육아) 인력 도입 전문가 토론회'에서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중산층 가정 30대 여성 중위소득이 32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월 100만원 수준이 돼야 중위소득층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홍콩의 사례를 설명하며 "홍콩은 가사노동자 상대임금이 1990년대에 30~40%로 되면서 수요가 늘었다"며 "올해 홍콩 정부가 책정한 외국인 가사 도우미 최저 임금은 월 4730HKD(약 77만원) 수준으로 홍콩 내 최저임금과 별도로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선 자국민의 최저임금과 별도의 임금체계를 마련해 보다 낮은 이용 가격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 하반기 서울에서 외국인 가사 도우미 시범운영을 추진 중인 정부는 최저임금(시간당 9620원)을 적용한 월 210만원 수준의 임금을 검토 중이다.

김 교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개발경제학자로서 필리핀·네팔 등 정부와 종종 논의하는데 임금이 적어도 되니 일자리를 많이 늘려달라고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또 "홍콩 가사도우미를 대상으로 업무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매우 만족한다고 답변한 사람이 많고 절대다수는 홍콩에서 계속 일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인 근로 시간 단축 정책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같은 조건을 만족하면 외국인 가사 도우미의 효과는 분명 있을 것이라고 김 교수는 분석했다. 김 교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여부와 출산율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가사도우미 채용 가정에서 자녀 수가 증가하는 등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며 "1978년부터 2006년 사이에 0~5세 자녀를 가진 여성들의 노동 시장 참여율이 10~14%p 늘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국인 가사(육아) 인력 도입 시범사업은 저출생 대책으로서의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외국인 간병 및 노인돌봄 서비스 인력 도입, 우수한 외국 인재들의 유입방안 등 다가오고 있는 이민 사회와 외국인력 활용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