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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닷새째 우크라 곡물 창고 공습...튀르키예 호송 제안도 거부

[파이낸셜뉴스]
러, 닷새째 우크라 곡물 창고 공습...튀르키예 호송 제안도 거부
러시아의 공습으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항구도시 오데사의 곡물 저장 창고가 불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17일 곡물협정 파기 이후 이날까지 닷새째 미사일과 드론을 통해 곡물창고들을 공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출 곡물 씨를 말리려 작정한 것으로 보인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 군사행정관 올레 키퍼는 21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가 지난 5일 동안 계속해서 오데사항이 있는 흑해 연안의 오데사에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퍼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7월 17~21일 닷새 동안 러시아의 미사일, 드론 공격이 오데사 지역에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때문에 21명이 부상을 입었고, 이 가운데 14명은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에 후송된 부상자 가운데 아이들도 2명이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17일 우크라이나 곡물을 흑해를 통해 수출토록 허용하는 곡물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뒤 이날부터 선적을 위해 곡물이 쌓여 있는 오데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지난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를 잇는 크림대교를 우크라이나가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러시아의 곡물 협정 파기, 오데사 공격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들썩이는 가운데 러시아가 오데사의 우크라이나 수출 곡물 씨를 말리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는 오데사 공격이 크림대교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그러나 오데사를 공격하는 것이 곡물 저장고 폭파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해상 공격용 드론 시설을 파괴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곡물 수출과 관련한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교차관은 튀르키예가 흑해에서 곡물 선박을 호위해 곡물 수출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고 퇴짜를 놨다.

어떤 식으로 든 러시아가 장악한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이 수출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베르시닌 차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튀르키예의 제안은 "위험하고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그는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에 복귀할지 여부는 순전히 러시아의 '외국 파트너들'에게 달렸다면서 지금 당장은 다른 협정을 위한 협상은 없다고 밝혔다.

베리시닌은 러시아가 곡물과 비료를 전세계에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들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를 위해 가장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국가에는 튀르키예, 전통 협력국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들과 현재 접촉중이라면서 현 상황 타개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로를 통해 곡물을 수출하도록 합의했지만 서방이 계속해서 러시아 곡물, 비료 수출을 제재하자 이를 풀라며 반발해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