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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여기로 오지 마세요”...美배우도 나서 여행 말린 ‘이 곳’

“제발 여기로 오지 마세요”...美배우도 나서 여행 말린 ‘이 곳’
제이슨 모모아 /사진=인스타그램
[파이낸셜뉴스] 미국 하와이주(州) 마우이섬 산불 참사로 인해 100여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현지 주민들이 당분간 휴가를 위한 섬 방문을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하와이 출신 미국 유명 할리우드 배우인 제이슨 모모아 역시 “마우이는 지금 당신이 휴가를 보낼만한 장소가 아니다”라며 하와이 여행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우이섬을 찾은 일부 관광객들이 평소처럼 휴가를 즐기는 모습에 현지 주민들이 참담해 하고 있으며 당분간 관광 목적의 방문은 자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마우이섬 주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흘 전에 우리 주민들이 (산불을 피하려다) 바다에 빠져 죽었는데 바로 다음날 관광객들이 같은 물속에서 수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 주민들은 수영, 스노클링, 서핑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비극 속에서 재미를 찾는 이는 아무도 없다”며 “주민들이 살아가는 곳과 그들(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 두 개의 하와이가 있는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하와이 출신으로 알려진 미국 유명 할리우드 배우 제이슨 모모아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우이섬으로 여행하지 말라”고 강조하며 “당신이 이렇게 깊이 고통을 받고 있는 이 섬에 와야만 한다고 자신을 설득하지 말라”고 적었다.

“제발 여기로 오지 마세요”...美배우도 나서 여행 말린 ‘이 곳’
[제이슨 모모아 인스타그램 캡처]
현지 관리들도 필수적인 목적이 아닌 여행객들에게는 마우이섬을 떠나고, 섬 방문 계획이 있다면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마우이섬에는 이재민들이 지낼 임시 숙소도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1400명이 긴급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산불로 집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호텔 방 1천여 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하이나 카운티 관리들은 피난처가 필요한 사람이 45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그린뉴딜네트워크의 카니엘라 잉은 소셜미디어에 “생존자들을 위한 호텔 방이 필요하다”며 마우이 휴가 계획을 취소하고 지역사회에 치유할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마우이섬에서는 지난 8일 시작된 산불로 해변까지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최소 93명이 숨지고 건물 2200채가 파괴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