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녹색사다리 약속
우크라 지원 내년 3억불·중장기 20억불 이상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세션1 '하나의 지구'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뉴델리(인도)=서영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무대를 상대로 한 한국의 책임 외교를 선보였다. 윤 대통령은 기후위기에 대응해 녹색사다리를 놓고,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과 재건을 위해 유무상 지원도 약속했다.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한국의 성공적인 다자외교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에서 열린 제18차 G20 정상회의 마지막 세션인 '하나의 미래'에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한국의 책임과 기여를 소개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의 구체적 실행 방안으로 내년 추가로 3억불, 중장기적으로 20억불 이상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소개했다. 이같은 액수는 통상적 지원 규모의 2배에 달하는 파격적 규모로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G7 국가 중 일본과 유사한 수준이다.
다자개발은행의 개혁 목소리도 냈다. 윤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긴급한 지원 재원 마련이 시급한 점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다자개발은행의 기존 개발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향후 10년간 약 2000억불 규모의 추가 대출 여력을 창출하고, 자본금 확충 논의도 중장기적으로 지속해 나가기로 합의를 이끌어 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디지털 규범 마련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도 다시금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뉴욕 구상과 파리 이니셔티브를 통해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디지털 규범 정립 노력은 한국의 제안으로 G20 정상선언문에 인공지능(AI) 국제 거버넌스 마련에 협력하는 내용이 반영됐다. 윤 대통령의 의지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다자개발은행의 개혁 등 의미 있는 성과가 다수 창출됐다"며 "한국은 주요 논의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합의에 기여했다. 앞으로도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G20을 통한 다자외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엔 G20 정상회의 '하나의 미래' 세션에서 기후변화 취약 국가의 대응 노력을 돕는 녹색사다리 역할을 천명하고, 주요국가들의 지지를 얻어냈다.
실제 윤 대통령은 녹색기후기금(GCF)에 3억불 추가 공여를 약속하고 주요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GCF 재원 보충 제안은 G20 공동선언문에도 반영됐다. 윤 대통령은 녹색사다리의 다른 축으로 신흥국과의 녹색 기술 협력 카드를 꺼냈다. 녹색 기술은 원자력, 수소 에너지 등이 해당된다.
윤 대통령은 녹색 해운항로 구축 비전도 제시했다. 바다 위의 탄소중립의 열쇠가 녹색 해운항로 구축이라는 판단에서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저탄소, 무탄소 선박 개발과 친환경 항만 인프라 구축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해운 솔루션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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