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인터뷰
"AI 사업모델 창출 지속한다면 글로벌 시장서 한 축 확보 가능
AI 산업,규제보다 오용 경계... 올바른 활용에 초점 정책 필요"
"대한민국이 인공지능(AI) 전 분야에서 글로벌 1등을 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환경은 다른 국가 대비 꽤 경쟁력이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사진)은 15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AI로 기존 사업의 생산성을 혁신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지속해서 창출한다면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산업에서 중요한 한 축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외국의 선진기술을 빠르게 배워 국산화를 진행하고, 수출을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 시장에 머무르지 말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AI 기술을 더 빠르게 확보하는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 경쟁력, 신뢰성·보안이 선결과제
배 원장은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동주최로 오는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되는 AI월드 2023에서 '초거대 AI 시대, 신뢰할 수 있는 AI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한 AI월드 2023의 주제는 '인공지능(AI), 리셋 모멘트(Reset Moment)'이다.
생성형 AI 대명사로 불리는 챗GPT는 빠른 속도와 다양한 정보로 AI 열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사용자의 질문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느냐는 관점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 생성형 AI로 잘 알려진 챗GPT는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인가'라고 묻는 질문에 언어에 따라 다른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은 답변은 제조, 의료 등 산업 전문영역에서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배 원장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을 소개하며 신뢰성 확보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 생성형 AI의 단점인 거짓정보를 말하는 환각현상을 줄이기 위해 신뢰도가 낮은 블로그와 소셜데이터 대신 전문문헌을 집중적으로 학습해 도메인 전문성을 확보했다"며 "환각이슈를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모델의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고도화된 구조의 대형언어모델(LLM)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뢰도와 더불어 생성형 AI의 치명적 단점으로 보안이슈가 꼽힌다. 실제 국내 기업들은 생성형 AI 활용에 따른 기밀유출 사례들이 발생하며 산업현장 전면 적용을 유예하기도 했다.
배 원장은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보안문제 해결을 위해 별도의 클라우드 공간을 제공하고 있지만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이슈가 있다"며 "LG는 클라우드 외에도 구축형으로 모델을 공급할 수 있어 고객사가 원하는 위치에서 모델의 학습 및 추론이 가능해 보안 이슈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AI, 허점보단 올바른 활용법 찾아야"
AI 관련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한 탓에 불거진 윤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자와 수요자 관점 모두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게 배 원장의 철학이다. 배 원장은 "공급자 관점에서는 스스로 책임 있는 혁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고, 수요자 관점에서는 AI 오용을 경계하며 규제를 늘리기보다는 어떻게 올바르게 사용할지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허점을 찾기보다는 AI의 핵심자산인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AI 기술이 발전해야 할 방향으로는 LG가 추구하는 'Expert AI'를 예로 들었다. AI가 단순히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도구가 아닌,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 원장은 "신약개발 전문가는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던 연구와 실험을 AI가 제공하는 심층 이해·분석·예측 솔루션을 활용해 보다 효율적으로 더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낼 수 있다"며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AI에 맡기고, 인간은 보다 본질적이고 창조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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