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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권고'에 뿔난 與 중진들 혁신안 둘러싼 파워게임 승자는

지도부, 권고안 수용 여부 촉각

여당 '인요한 혁신위'가 쏘아올린 기득권 타파, 중진 험지 출마론, 하위 20% 공천 배제 등 다양한 쇄신안이 여권 안팎의 관심을 촉발시킨 가운데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인요한 혁신위가 총선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했던 다양한 현역 기득권 타파 권고안이 과연 실질적인 혁신으로 자리잡을 지, 아니면 이해당사자들의 반발로 '반쪽짜리' 혁신에 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여권에 따르면, 혁신위가 제2호 혁신안과 함께 현 지도부 및 중진 의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의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청한 가운데 당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비윤계는 인 위원장의 불출마 권고안을 환영했다. 김웅 의원은 "(인 위원장이) 예상 외의 고수"라고 평가하며 "선당후사 좋아하시는 그분들의 불출마 선언을 온 국민이 기대한다"며 친윤계를 겨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장제원·이철규 등 윤핵관들로 불리는 의원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혁신이란 바로 그런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당사자인 김기현 대표는 신중한 모습이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의 권고에 대해 "혁신위의 여러 논의를 통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제안해오면, 제가 정식적인 기구와의 논의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아직 정식적으로 제안을 받은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중진 의원과 친윤계는 당혹스런 반응을 보였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언젠가는 나올 혁신안이긴 했지만, 당내 저항과 반발이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지도부에 숙제를 주면서 부담을 안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출마 권고대상인 중진 의원들도 지역구에서 오랜 기간 정치적 기반을 닦아놓은 상황에서 다른 인물이 해당 지역구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있겠느냐며 부정적 시각을 표출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번 혁신안이 우리 당의 내년 총선 승률을 높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중진의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는 해당행위가 돼선 안된다"라고 맹폭했다.
친윤계 한 의원도 "일부 중진 의원들은 험지에서 인물론으로 당선됐는데, 새로운 인물로 승부를 본다고 반드시 승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만약 중진들 차출로 수도권과 지방 모두 진다면, 책임은 누가 지는가"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가 혁신위 권고안을 수용할 지도 관건이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전권을 줬지만, 이번 권고안은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며 "모든 판단은 당 지도부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