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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커버링 효과 길어야 2주… 결국 펀더멘털 따라갈 것"

공매도 금지, 단기 수급엔 호재
숏커버 테마전략으로 접근해야
개인 투자자 의존도는 더 높아져
증시 중장기 방향성 美금리에 달려

"숏커버링 효과 길어야 2주… 결국 펀더멘털 따라갈 것"
공매도 금지 이후 이틀 사이 주가가 급등락한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이 중장기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미국의 금리 움직임을 키포인트로 지목했다.

증권사들은 7일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 만으로는 추세적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2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숏커버링 장세가 2주 정도는 이어질 수 있겠지만 수급 효과 이후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 국내 증시의 개인 투자자 수급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금리 대비 증시의 상대 기대수익률과 유동성 환경을 고려하면 개인 수급 유입 강도는 과거에 비해 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의 영향력은 2주를 정점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문제는 숏커버링 효과가 끝난 뒤다.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등 과거 세 차례의 공매도 금지 조치를 분석해 보면 경기 침체가 나타났던 2008년에는 효과가 미미했다.

노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의 증시 영향력을 결정한 변수는 펀더멘털"이라며 "공매도 금지가 펀더멘털 개선을 동반할 경우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하방을 지지했고, 장기적으로는 매도 압력 약화 속에 지수 상승랠리를 이끄는 변수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미국증시의 움직임, 특히 금리가 중장기 방향성을 가를 요인으로 꼽힌다. IBK투자증권 김종영 연구원은 "과거 세 차례의 공매도 금지 이후 코스피지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동행했다"면서 "이번에도 코스피의 중장기 방향성은 미국증시가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증시 역시 금리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결국 공매도 금지보다 금리의 방향성이 더 중요한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6일 지수가 급등한 데는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수급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금리가 연 4.5%로 하락한 것도 호재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스피지수는 최근 미국 금리의 하향 안정 속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수급에 호재인 만큼 테마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전략도 제시됐다. 대신증권 김정윤 연구원은 "주가는 결국 펀더멘털을 따라가지만 때로는 펀더멘털로 설명이 되지 않는 단순 수급에 의한 자율반등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이번 공매도 전면 금지는 '숏커버 테마'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T가전, 철강, 화학 등 2차전지 밸류체인 종목들이 다수 포진한 업종을 우선순위로 제시했다.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