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혁신 집중했던 삼성전자
내년 중저가 라인업 출시 준비중
보급형 제품 키워 소비자 접근성↑
스마트폰 시장 침체 등 극복 나서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스토어에 진열돼 있는 '갤럭시Z플립5 레트로'. 뉴스1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이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올해 외부화면을 크게 확장하는 등 혁신에 집중한 삼성전자가 내년에는 100만원 미만의 중저가 폴더블폰 라인업을 꺼내들 것으로 전망된다.
출고가가 최소 100만원대부터 시작되는 프리미엄 폴더블폰 라인업 외 팬에디션(FE)과 같은 중저가 라인업을 통해 소비자층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물가인상(인플레이션)과 국내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업계와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중저가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첫 폴더블폰을 선보인 삼성전자는 100만원 후반대부터 최근 100만원 초반대까지 수년에 걸쳐 가격 안정화 전략을 취해 왔다. 다만 삼성전자의 갤럭시Z는 갤럭시S에 버금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갤럭시A·M 등 중저가 라인업과는 차별화를 지속해 왔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내년 새로운 중저가 라인업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플래그십 보급형 제품인 FE와 같은 신규 라인업으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스마트폰 시장 침체·스마트폰 교체 주기 장기화 등 악재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Z플립5·폴드5(갤럭시Z5) 출고가 기준 플립은 120만원대부터, 폴드는 180만원대부터다. 올해 삼성전자가 북미 등을 대상으로 출시한 갤럭시S23 FE가 599달러, 갤럭시S23이 799달러부터인 점을 감안하면 갤럭시Z FE가 출시될 시 100만원 미만에 책정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Z에 FE 에디션과 같은 전략을 접목할수도 있다. FE 에디션은 플래그십(최상위기종) 모델의 카메라 등의 성능과 외관은 유지하면서도 가격은 플래그십 대비 낮춘 보급형 라인업이다. 플래그십 라인업과는 다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탑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말기 가격 등을 연계해 가계통신비 인하를 주문하고 있는 정부의 기조와도 맞아떨어진다. 현재 정부는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으로 5세대(5G) 이동통신-롱텀레볼루션(LTE) 연동 등 통신요금 다각화를 비롯 중저가·중고폰 확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다만 아직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FE 라인업을 출시한 적이 없다.
앞서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Z5 출시 간담회에서 폴더블폰 보급형 라인업 출시 계획을 묻는 질문에 폼팩터(기기형태) 및 기능 등 '제품 완성도'와 글로벌 공급망을 기반으로 '가격경쟁력' 등을 고려해 "성과가 나오는 시점에 포트폴리오 전략을 그 성과에 최적화시켜 운영할 생각이다"고 밝힌바 있다.
한편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1830만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4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폴더블폰 출하량은 올해보다 약 700만대 증가한 2520만대, 2027년에는 7000만대를 돌파해 전체 스마트폰 중 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5년경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으로 진입, 2027년 폴더블폰 출하량이 1억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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