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이화영 재판 또 공전… 꽉 막힌 대북송금 수사

이화영측 법관기피신청 기각 되자
재항고장 제출… 파행 장기화 예고
비위 의혹 이정섭 검사 수사 배제
수원지검 내부 분위기 '어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수사를 이끌던 이정섭 전 수원지검 2차장검사(현 대전고검 검사)는 비위 의혹으로 수사에서 배제됐고,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입증할 '키맨'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의 재판은 수개월간 공전 상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이날 법관기피신청 항고를 기각한 수원고법에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이 전 부지사 측은 대북송금 재판을 심리하는 법관들에 대해 "불공정한 재판이 우려된다"며 법관 기피를 신청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황인성 부장판사)는 이 전 부지사의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이 항고했지만, 수원고법 형사13부(정재오 박광서 송유림 고법판사)도 기피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부지사 측이 다시 한번 항고하면서 대북송금 법관 기피신청에 대한 판단은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됐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기피신청이 있을 때는 소송 진행을 정지해야 한다. 대북송금 재판도 이 전 부지사의 기피신청 이후 중지돼 왔는데, 이번 재항고장 제출로 대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파행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서 의혹의 핵심인 경기도와의 연결고리를 입증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이 연결고리가 입증된다면 당시 경기도지사로 최종결재권자였던 이 대표도 자유로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전 부지사가 재판 과정에서 이 대표의 연관성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면서 재판이 과열되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기존 이 대표의 연관성에 대한 검찰 진술에 대해 "압박에 의한 허위 진술"이는 입장문을 냈다. 윗선의 연관성을 입증할 키맨으로 꼽힌 이 전 부지사가 입장을 바꾸면서 재판에서도 설전이 이어졌다. 검찰은 "그럼 독단으로 한 것인가?"라며 "이화영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변호인이 "(그런 말)자체가 회유·압박"이라며 맞서며 고성도 오갔다.

이같이 이 대표의 연관성을 두고 치열한 양상을 보인 대북송금 재판은 결국 '올스톱'됐다. 여기에 키맨으로 꼽혔던 이 전 부지사 측이 검찰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검찰의 이 대표의 연관성 입증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대북송금 수사를 지휘했던 이정섭 전 수원지검 2차장검사가 비위 의혹으로 인사조치 된 점도 악재다. 당장 지휘부의 인사조치로 수원지검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 검사가 처남이 운영하는 골프장을 선후배 검사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예약을 도와주고 골프장 직원 등의 범죄기록을 조회해 줬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지난달 18일 이 검사를 대검찰청에 고발하고, 지난 10일 공수처에도 추가 고발하면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대검찰청은 지난 20일 이 검사를 대전고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했다. 이어 27일 안병수 대검 마약·조직범죄기획관을 공석인 수원지검 2차장검사로 직무대리 발령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