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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인플레에 ‘엎친 데 덮친 격’ 여신업계...내년 대응 방향은

제12회 여신금융포럼, '2024년 여신금융업 현황 및 전망' 주제로 개최
카드·캐피탈 등 여신업계 대표이사 다수 참석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당국·국회·업계와 적극 소통해 여신금융사 혁신 지원할 것"

고금리·인플레에 ‘엎친 데 덮친 격’ 여신업계...내년 대응 방향은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12회 여신금융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예지 기자 촬영

[파이낸셜뉴스] 고금리 지속 가능성 속에서 내년도 신용판매 부문 수익성과 대출자산 건전성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카드업계가 구조적인 수익성 위축 가능성에 대비한 성장 전략을 마련하고 데이터 강점을 활용해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캐피탈 업계의 경우 대체자금조달 수단 다양화가 과제로 제시됐다.

여신금융협회는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2024년 여신금융업 현황 및 전망'이라는 주제로 여신금융포럼을 개최했다.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024 카드업 전망 및 이슈'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카드사는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 지속에 대비해 카드사의 데이터 강점을 활용한 성장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연구위원에 따르면 2024년에도 신용판매 부문 수익성과 대출자산 건전성이 개선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신용판매 수익성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원인으로는 △소비 둔화 △고금리 장기화 환경 속 대손비용 증가 △간편결제 확대 과정에서의 비용 증가 △마이데이터 과금 도입 △가계부채 관련 추가 규제 도입 및 대환대출 확대 등이 제시됐다. 대출자산 건전성 추가 악화 요인으로는 자영업자 여건 악화 등 한계 차주의 증가세가 꼽혔다.

오 연구위원은 "금리 수준이 올해보다 낮아지더라도 고금리 도래 전 발행한 여전채 비중이 여전히 높아 이들 부채의 차환 등에 따른 조달비용은 올해보다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 둔화가 신용판매 수익성을 위축함과 동시에 자영업자 소득을 정체시켜 이들이 보유한 대출 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위원은 수익성 위축에 대비한 성장 전략에 대해 "건전성을 고려할 때 자산규모의 외형적 확대보다는 선별적 공급과 고객 관리 등 질적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 마케팅 비용 등 영업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와 함께 차주의 실질적 상환부담을 고려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향후 본업 부문의 수익성 위축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가맹점과 소비자 결제 정보의 강점을 활용한 맞춤형 가맹점서비스 발굴이나 개인사업자CB 고도화 등 차별화된 성장 노력도 당면 과제로 언급됐다.

이어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캐피탈업 주요 크레딧 이슈(Credit Issue) 및 2024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업권 전반으로 조달비용 상승과 대손부담 확대가 이어지고, 2024년에는 부동산금융 익스포져가 높은 업체들의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가능성도 있어 자금조달 안정성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자금경색 상황에서 유동성 대응능력 제고를 위한 대체자금조달 수단의 다양화를 위해 렌탈자산 유동화 허용 등 제도개선 필요성이 화두에 올랐다.

또 벤처캐피탈(VC) 업계의 내년도 대응방향에 대해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외 VC 전망과 신기술금융업의 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신규 신기사는 조합규모 확대와 운용역량 배가를 통해 트랙레코드를 축적하고, 업권 전체로서는 차별화된 후기단계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이사,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서옥원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 박융근 폭스바겐 파이낸셜 대표이사, 임장빈 SBI캐피탈 대표이사, 신현준 TKG벤처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은 이번 포럼에 대해 “고금리와 고물가, 저성장의 삼중고 속에서 여신금융업계의 현황과 전망을 고찰하는 심도 깊은 논의의 장이 되었다”고 평가하며 "논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금융당국, 국회, 업계와 적극 소통하여 제도 개혁과 진입장벽 해소를 통해 여신금융사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