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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시장 위축에 직격탄 맞은 메타, 내년에는 강적 애플과 경쟁 앞둬

올해 VR·AR 기기 매출 6억6400만달러로 뒷걸음질
VR·AR 기기 킬러앱 없고 비싼 가격이 대중화 막아
설상가상 메타, 내년 애플 '비전프로' 출시


VR 시장 위축에 직격탄 맞은 메타, 내년에는 강적 애플과 경쟁 앞둬
메타플랫폼이 지난 10월 출시한 499 달러부터 판매되는 VR(가상현실) 헤드셋 퀘스트3.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집중하고 있는 VR(가상현실) 시장이 위축돼가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메타버스 부문에 메타가 매 분기마다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서다.

올해 VR·AR 기기 시장 규모 40% 급감, 메타 어쩌나

19일(현지시간) 미국 리서치 기업 서케이나와 CNBC에 따르면 올해 11월(25일)까지 미국의 VR·AR(증강현실) 헤드셋 판매액은 6억 6400만 달러(약 8332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급감한 것이다. 지난해 VR·AR 기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해 11억 달러(약 1조 4321억 원)를 기록했는데 올해 매출액은 더 감소 폭이 크다.

서케이나의 소비자 기술 분석가인 벤 아놀드는 "사용자가 흥미를 가질 만한 새로운 독립형 VR 헤드셋이 부족하고 일반적인 다수의 소비자에게 폭넓게 어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앱이 부족했기 때문에 VR 헤드셋 시장이 침체된 한 해를 보냈다"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메타버스와 VR·AR 기기에 집중하고 있는 메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메타의 VR·AR 기기는 지금까지 저커버그의 비전을 입증할 만한 획기적인 성공, 즉 킬러 앱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독일 VR 스타트업 VR디렉트 CEO 롤프 일렌버거는 "소비자는 까다롭다"라면서 "얼리어답터와 게임 애호가를 제외하고 500달러(약 65만 원)를 들여 VR에 투자할 만한 설득력 있는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메타는 지난 10월 499 달러부터 판매되는 VR 헤드셋 퀘스트3를 출시했는데 이는 전작인 퀘스트2의 기본 모델 가격보다 200달러(약 26만 원)나 비싸다.

VR 시장 위축에 직격탄 맞은 메타, 내년에는 강적 애플과 경쟁 앞둬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VR·AR 기기에 올인 중 메타 손실만 32조원 넘어


판매는 부진한데 투입할 비용이 많기 때문에 메타의 관련 부서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내는 중이다.

메타의 VR·AR기술을 개발하는 메타의 리얼리티랩스 사업부는 올해 3분기에 2억 1000만 달러(약 2734억 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37억 달러(약 4조 8170억 원)의 손실을 냈다. 저커버그가 사명을 변경한 직후 인 지난 2022년 초부터 리얼리티랩스 사업부는 총 250억 달러(약 32조 5425억 원)의 손실을 기록중이다.

이와 관련, CNBC는 "지난 2021년 말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사명을 메타로 전환했다"라면서 "막대하고 위험한 투자에 비판적인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더 낙관적인 데이터를 보여줘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 리얼리티랩스의 CTO(최고기술책임자) 앤드류 보스워스는 블로그를 통해 "AI와 메타버스는 메타의 미래 기술에 대한 두 가지 장기적인 베팅"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문제는 애플이 내년에 관련 시장에 진입한다는 점이다.

IDC에 따르면 애플 비전 프로의 내년 데뷔는 VR·AR 시장을 넓히는데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IDC 리서치 디렉터 라몬 라마스는 "애플의 시장 진입은 작은 시장에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다른 회사들도 다른 방식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비전프로를 아이폰 등과 통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고려해서 비전프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케이나의 소비자 기술 분석가는 "VR 헤드셋의 디자인과 매력이 향상되고 제품이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하드웨어에 맞는 훌륭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과제다"고 진단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