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고속철도(SRT)의 경전선, 동해선, 전라선 개통 첫날인 지난 9월1일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이종국 SRT 대표이사(왼쪽 네번째)를 비롯해 내빈, 기관사, 승무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에스알(SR)이 SR 고객센터 운영사를 교체하는 등 소통 채널을 대폭 강화한 이후 상담 서비스 품질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에스알 제공
[파이낸셜뉴스]
#. 지난해 12월30일 수서평택고속선 지제역과 남산 분기부 사이 평택통복터널에서 '전차선 단전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다친 승객은 없었지만 이틀간 열차가 최대 3시간 가까이 지연되면서 승객 불편이 이어졌다. 차량복구와 비상 차량 임차 등 총 1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지난 1월5일 SRT 운영사인 에스알(SR)의 이종국 대표이사가 이례적으로 입장문까지 내고, 철도 시설 유지보수 체계 변화를 촉구하는 등 자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SRT 운영사인 에스알(SR)이 올 한해 독자적인 운영 체계 구축에 나서면서 '제2의 철도 공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안전 철도, 국민 중심 철도 서비스, 경영 혁신 등을 통해 국민 공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독자적 운영 체계 강화
27일 에스알에 따르면 올 한해 철도 산업 효율성 향상을 위해 독자 차량정비·차량부품 공급을 확대하고, 한국철도공사 위탁 계약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또 독자 예약발매시스템 구축과 한국철도공사 자회사 위탁업무도 재정비했다.
이같은 노력은 정책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 9월1일 경전·동해·전라선으로 SRT 운행 노선이 확대됐다. 해당 지역 주민의 대표적인 숙원 사업이 해결된 순간이다. 노선 확대까지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2016년 SRT 개통 이후부터 수차례 이들 노선 운행을 검토했지만, 일부 시민단체와 관련 기관 등의 반대로 번번히 좌절됐다.
하지만 올 들어 정부의 노선 확대 의지와 에스알 노력에 힘입어 경전·동해·전라선에 하루 4회씩 SRT 운행이 시작됐다.
지난 4월에는 SRT 14편성을 신규로 주문하기도 했다. 오는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열차가 도입되면 기존 노선 운행 횟수가 확대돼 고객들의 고속열차 이용 편의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스알은 14편성을 발주하면서 정비도 위탁했다. 제작사의 정비 참여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로써 제작사와 유지 보수사 간 문제점을 통합·관리해 철도 안전을 더욱 높일 것으로 에스알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분구조가 개편된 것도 에스알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이전까지 에스알의 지분구조는 철도공사 41%, 재무적 투자자 59%로 철도공사의 출자회사 성격이 강했다. 지난 7월에는 정부가 58.95%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 자리를 확보하면서 '제2 철도 공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고객 관점 시스템 개선
에스알 고객센터도 고객 중심으로 변모해 국민들로 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자회사 위탁업무 재정비'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12일 에스알 고객센터 전광판에 '응답률 100%'라는 숫자가 등장했다. 이는 고객센터로 전화한 고객 중 단 한 명의 고객도 놓치지 않고 모두 안내를 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응답률 52%, 올 상반기에는 응답률이 55% 수준에 머물렀지만, 약 4개월만에 서비스 목표률 90%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국민 중심'이라는 목표를 위해 에스알과 콜 센터 운영 전문 기관인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TCK)가 역량을 결집한 결과다. 에스알은 지난 6월 경쟁 입찰을 통해 TCK와 신규 계약을 체결하고, 콜 집중시간대 상담역량 집중, 이례상황 발생 시 연장운영 등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인 바 있다.
에스알 고객센터는 60세 이상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시니어 상담원 4명을 채용한데 이어 지난 9월 SRT 운행노선 확대에 따라 단시간 근로 시니어 상담원 10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고객의 소리에 이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종국 에스알 대표이사는 "독자적 운영이 어렵고 힘든 여정이지만, 철도산업발전을 선도하는 효율적인 사례를 만들어 철도산업 혁신을 선도하고 성과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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