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정상적인 해상사격과 해상기동훈련 재개 방침
北 6일 포사격 실시하면서 '발파용 폭약'도 터뜨린 듯
김여정 기만에 軍 "발포와 포사격을 구분능력 갖췄다" 일축
[파이낸셜뉴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과 아이작 테일러 한미연합사 공보실장이 지난 2023년 3월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미 '2023 자유의방패(FS)' 연합연습 계획에 대해서 공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군의 5~7일 사흘 연속 포격 도발로 사실상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남북 해상완충구역이 무력화돼 효력이 사라지게 됐다. 우리 군은 자체 계획에 따라 정상적인 해상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3천600여회 위반했고 서해상에서 사흘 동안 포병 사격을 실시했다"며 "이에 따라 (해상) 적대행위 중지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해상 적대행위 중지구역의 효력이 없어진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실장은 '우리 군도 해상 완충구역에서 사격을 정기적으로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우리 군은 서북도서 일대에서 적의 행위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우리 군 자체의 계획에 따라서 사격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며 "(우리 군이) 포사격을 실시하게 되면 우리 국민 안전 보호 차원에서 사전에 통보해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6일 서북도서 지역에서 포탄을 쏜 게 아니라 포성을 모방한 폭약을 터뜨렸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닌 "기만"이라고 일축했다.
북한군이 서북도서 지역에서 해안포 도발을 감행한 5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국군 K-9 자주포가 해상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이 공보실장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발포와 포사격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발포하는 정황과 포사격하는 정황을 각각 포착해 포사격 정황에 대해서 횟수와 장소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여정 담화에 대해 "민심 이반을 방지하고 대내 결속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심리전 등을 통해서 '남남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김여정은 7일 담화에서 6일 포사격은 실제 포탄을 발사한 것이 아니라 발파용 폭약을 터뜨려 소리만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포사격을 실시하면서 동시에 '발파용 폭약'도 함께 터뜨려 우리 군에 혼선을 주려고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 군은 그동안 9·19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백령도 등 서북도서에 주둔 한 우리 해병대 전력도 해상 사격훈련 실시하지 않았다가 지난 5일엔 북한 포사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훈련을 처음으로 재개했다. 지난 6일과 7일에는 북한군 사격이 대체로 측방으로 실시돼 대응 사격을 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2일 우리 정부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 따른 대응조치로 9·19 군사합의 중 일부인 제1조 3항 '비행금지구역 설정'의 효력을 정지하자, 이튿날 일방적으로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국방부가 2020년 12월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엔 9·19 군사합의 1조2항은 남북은 해상에서 무력충돌 방지를 위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을 완충구역으로 설정해 포사격 뿐만 아니라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를 포신으로 덮고, 포문을 폐쇄하도록 했다. 또 지상에서 총 10㎞(군사분계선 기준 남북으로 각각 5㎞)의 완충지대가 설정돼 있다. 자료=국방부 그래픽=뉴스1
'9.19 남북군사합의서’(공식명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는 지난 2018년 9월 18~20일 기간,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간 열린 '남북 3차 정상회담(북한 '제5차 북남수뇌상봉')의 결과 발표인 평양공동선언(공식명 '9월 평양공동선언' Pyongyang Joint Declaration of September)의 부속합의서다.
지난 2018년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전 북한 인민무력상이 합의문에 서명한 뒤 교환함으로써 공식 발효됐다.
앞서 남북 정상은 같은 해 4월 27일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하고 공동으로 발표하면서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전 세계에 천명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8년 4월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서명식을 마치고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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