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주호민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웹툰 작가 주호민이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 1심 선고 공판이 끝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2024.2.1 [공동취재] xanadu@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웹툰작가 주호민씨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특수교사가 유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이 특수교육 특성을 간과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인디스쿨 정책연구팀 교육관련법연구회는 3일 성명을 내고 “재판부는 (특수교육 현장의) 특수성을 섬세하게 고려하지 않아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인디스쿨은 “다양한 행동 특성을 가진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명확하고 단호한 특수교사의 생활지도는 교육적 접근을 넘어 학생의 안전과 발달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 아동복지법의 정서적 학대 조항은 모호성으로 인해 학생 또는 학부모 ‘기분상해죄’라는 한탄 섞인 이명으로 불리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아울러 “불법적으로 녹음된 파일을 증거로 인정한 이번 판례는 대법원 판단에 반할 뿐 아니라 ‘학교 내 촬영·녹음은 사전에 허가받아야 한다’고 명시한 교육부 고시를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며 “2심 재판부는 교사의 생활지도가 위축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적법하게 수집된 증거만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주호민 아들 정서적 학대' 혐의 특수교사 벌금 200만원 선고유예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주호민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웹툰 작가 주호민이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 1심 선고 공판이 끝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2024.2.1 [공동취재] xanadu@yna.co.kr (끝)
지난 1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곽용헌 판사)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는 인정하지만, 형의 선고를 미루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유예 기간에 자격정지 이상 처벌을 받거나 이전에 자격정지 이상 형에 처한 전과가 발견되면 유예한 형을 선고하게 된다.
앞서 A씨는 2022년 9월13일 자신이 근무하는 초등학교 맞춤학습반 교실에서 수업 중 주씨의 아들 B(9)군에게 “진짜 밉상이네,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싫어 죽겠어.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등의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발언은 주씨의 아내가 아들 외투에 넣어둔 녹음기를 통해 녹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해당 사건 쟁점이었던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아이가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어 인지능력과 표현력이 또래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학대 등 범행에 방어할 능력이 없어 피해자의 모습이 평소와 다르다고 느낀 모친 입장에서는 학대 정황을 신속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이 사건 학습실에는 CCTV도 없었고 자폐성 장애나 지적 장애를 가진 소수의 학생만이 피고인으로부터 수업을 듣고 있어서 말로 이뤄지는 정서적 학대 특성상 녹음 외에는 법익을 방어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수단의 상당성, 긴급성 등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A씨가 피해 아동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얘기하는 거야.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한 것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봤다.
곽 판사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피해자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표현이고 그 과정에서 ‘너’, ‘싫어’라고 단순하고 명확한 표현을 반복적으로 섞어 사용해 부정적 의미나 피고인의 부정적 감정 상태가 그대로 피해자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과 피해자는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고 그 의존도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여 위와 같은 표현은 피해자의 정신건강과 발달을 저해할 위험이 충분히 존재한다”며 “전문성을 가진 특수교사인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정서적 학대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원을 찾은 주씨는 선고 후 “자식이 학대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부모로서는 당연히 반갑거나 기쁘지 않고 무거운 마음일 뿐”이라며 “이 사건이 장애아이를 가진 부모와 특수교사 간 어떠한 대립으로 비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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