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의대생 70%가 휴학 신청…교육부 "동맹휴학 요건 갖춰도 불허"

의대생 70%가 휴학 신청…교육부 "동맹휴학 요건 갖춰도 불허"
'전공의 집단행동'에 이어서 의과대학 학생들의 집단 휴학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23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 앞 사물함에 실습용 가운과 토시가 걸려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연일 휴학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는 동맹휴학 불허에 대해 보다 강경한 입장을 내세웠다. 기존에는 학칙상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휴학 신청을 불허한다고 설명해왔으나, 27일에는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동맹휴학은 허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각 의대에는 수업거부가 이뤄질 경우 엄정조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하루 동안 14개교에서 515명의 의대생이 추가로 휴학을 신청했다. 휴학을 철회한 의대생은 3개교에서 48명있었다. 1개교는 요건 미충족을 이유로 휴학 신청한 201명에 대해 반려조치했다.

지난 19일부터 누적된 휴학 신청인원은 37개교의 1만3189명이다. 일일 휴학신청 건수는 △19일 1133명 △20일에는 7620명 △21일 3025명 △22일 49명 △23~25일 847명 △26일 515명으로 나타났다.

전국 의대 재학생수(1만8793명)을 감안하면 전체의 70.2%가 휴학계를 제출한 셈이다. 다만 교육부는 휴학계를 낸 뒤 이를 철회했다가 다시 신청하는 사례가 있어 실제 휴학신청 인원은 1만2527명이라고 보고 있다.

전날 휴학이 허가된 인원은 4명(유급·미수료 1명, 군휴학 3명)이다. 이들 학칙과 절차를 준수한 휴학 신청건으로 동맹휴학에 대한 근거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휴학이 승인된 누적 인원은 51명으로 늘었다.

교육부는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접수된 휴학신청건을 확인한 결과 1만2527건 중 7647건(61.0%)이 학칙이 정한 형식요건에 미충족했다고 전했다. 교육부가 밝힌 형식요건은 학생 서명, 보증인 연서 첨부, 온라인시스템 접수, 대리접수 위임장 제출 등이다.

이외에 4880건은 휴학신청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 다만 교육부는 형식 요건을 갖췄다 해도 동맹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각 대학에는 지도교수 면담 등을 통해 학생지도와 설득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전날 수업거부가 진행된 의대는 6개교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집계였던 11개교보다 5개교 감소한 규모다. 해당 의대들은 학생 면담을 통해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지속되도록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수업 거부가 이뤄질 경우 학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을 요청햇다.

교육계 안팎에선 이번주가 의대생 단체행동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학이 수업을 더 이상 미루지 못한다면 유급의 위험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의대생은 의대 학사규칙 특성상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이 된다.

하지만 의대 증원에 대한 의대생들의 반대 기조는 여전히 확고하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고 학생 의견 청취부터 재논의하라"며 "학생 개인의 자유의사로 선택한 휴학을 집단 불법행위로 몰아가는 등 학생의 휴학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비상식적 조치를 철회하라"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