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피아노 업계 1위 영창, 공정위 과징금 1.6억원…"대리점들에 갑질"

피아노 업계 1위 영창, 공정위 과징금 1.6억원…"대리점들에 갑질"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디지털피아노 시장 1위 사업자인 HDC영창이 대리점들에 최저 판매가격을 지정하고 강제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영창은 본사의 말을 듣지 않는 대리점들에 289여차례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공정위는 HDC영창의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6600만원을 부과한다고 18일 밝혔다.

영창은 국내 디지털피아노 시장의 1위 사업자로, 2022년 상위 3개사 판매량 중 47.2%를 차지해 전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영창은 2019년 4월 자사의 디지털피아노(신디사이저, 스테이지피아노 등)와 스피커, 헤드폰 등 액세서리류 제품에 대한 온라인 최저 판매가격을 정하고, 해당 제품을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대리점들에 대해 2019년 5월부터 2022년 4월 사이 최소 5차례에 걸쳐 이를 공지했다.

공지 내용에는 최저 판매가격을 위반하는 대리점에게는 제품 공급을 중단(15일~3개월간)하겠다는 벌칙 규정도 포함돼 있다.

이후 영창은 대리점들의 판매가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가격을 낮춘 대리점에 대해 총 289차례에 걸쳐 실제로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디지털피아노의 온라인 판매가 더욱 활성화되자, 2021년 영창은 최저 판매가격 강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위반 시 대리점 계약 해지까지 가능하도록 벌칙을 더욱 강화했다.

공정위는 "사업자가 거래상대방에게 자신이 공급한 물품을 특정한 가격으로 판매할 것을 강제하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라며 "유통 단계에서의 가격 경쟁을 차단해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하기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정위 조사 이후 대리점간 경쟁이 활성화돼 온라인상의 영창 디지털피아노 판매가격이 저렴해지고 다양해진 사실이 확인됐다.

예를 들어 2021년 7월경 모든 판매자의 가격이 160만원으로 통일돼 있었던 ‘M120’ 모델은 2024년 3월 현재 최저 104만898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이 220만원으로 통일되어 있었던 ‘CUP320’ 모델은 현재 최저 149만원에 판매중이다. 판매자별 가격도 다양화됐다.

공정위는 "시장 내 가격 경쟁을 인위적으로 제한하여 소비자 피해를 초래하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등의 법위반행위를 엄중히 감시하고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