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161건...5개년 9791건
직전 5개년 대비 54% 이상 많아
소수지점·소수계좌 거래 집중 시 발령
초단타, 사설 LP 활발한 것으로 파악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주가연계증권(ELW) 투자주의 공시 제도가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공시 건수가 증가해 최근 5년 동안은 총 1만건이 공시됐다.
1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ELW 투자주의 공시는 모두 216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부터 5년 간의 수치를 더하면 9791건에 이른다. 직전 5년간(2013~2018년)의 수치(6347건)와 비교하면 54.3%가 많다.
ELW는 특정 주식을 미리 정해 놓은 미래 시점에 약정 가격으로 매매할 ‘권리’를 지닌 유가증권이다.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가격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파생 성질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상품이다.
투자주의 공시는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2012년 11월 제도를 시행하면서 도입됐다. 당시 초단타매매자(스캘퍼), 사설 유동성공급자(LP) 등이 일부 증권사 지점이나 계좌를 동원해 매매를 집중시키는 행위에 대해 다른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주기 위한 차원이었다. 현재도 최대 관여계좌 투자자는 외국인이 대다수다.
거래소는 소수지점 및 소수계좌 지정 요건을 4개씩 정해두고 있다. 이를 모두 충족해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다. 당일 종가가 3일 전날 종가 대비 상승·하락한 경우, 최근 3일간 일평균 거래량 10만증권 이상 두 가지는 공통이다.
여기에 전자는 △최근 3일간 특정지점 매매 관여율이 70% 이상이거나 상위 5개 지점 관여율이 90% 이상인 경우 △최근 3일간 최대관여지점 매매 관여일수가 2일 이상, 후자는 △최근 3일간 매매 관여율 상위 10개 계좌 관여율이 90% 이상 △최근 3일간 매매 관여율 상위 10개 계좌 중 5개 이상 관여일수가 2일 이상 등 조건이 붙는다.
다만, 지정이 되더라도 투자유의 차원일 뿐, 별다른 제재는 없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시장 자체가 축소된 영향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ELW 연간 거래대금은 29조5042억원으로, 2년 전(40조3395억원)과 비교하면 27%가량 줄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체 시장에서 거래 인원이 줄다 보니 거래량이 특정 주문자로 몰리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는 것”이라며 “대부분 프로그램 매매를 하기 때문에 대량 거래가 동일 주문자로부터 자주 나온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해당 제도를 비롯해 기본금예탁금 제도, LP 호가 스프레드 비율 규제, 일반 호가 형성시 LP 진입 불가 등 다수의 규제가 기존 거래 활성화 및 신규 참여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다양한 규제에 따른 상품성 저하로 시장 규모가 점차 줄고 있다”며 “불필요한 규제는 완화해야 발행사 간에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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