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장 피살 등 폭력사태 지속
국민 투표에서 60% 이상 찬성표
노동시장 자유화 등 2건은 '부결'
지난 1월부터 갱단과 전쟁 중인 남미 국가 에콰도르에서 대대적인 치안 강화 조치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 투표가 진행됐다. 에콰도르 국민들은 60%가 넘는 찬성표를 던지며 치안 강화를 요구했다.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전역의 4322개 투표소에서는 1800만명 인구 중 18∼64세 1300만명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국민 투표가 시행됐다.
이번 투표에는 안보와 경제 분야의 헌법 개정과 관련된 11개의 찬반 안건이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마약 갱단을 비롯한 '범죄와의 전쟁'에 군병력 지원 및 일반 시가지에 병사 배치 허용 △외국에서 중범죄를 저지른 에콰도르 국민을 해당국 요청에 따라 외국으로 인도 △압수된 무기의 군·경 인도 및 즉각 사용 △살인범 등 형량 강화 및 만기 복역 명문화 등이었다. 또 정부 계약과 관련된 상업 분쟁에 대한 국제 중재, 불법 자산의 국유화 절차 간소화 찬반 여부도 투표 대상이었다.
투표 결과 군병력 동원과 시가지 병력 배치를 포함한 치안 관련 9개 항목은 60% 이상 찬성률로 통과됐다. 다만 11개 안건 가운데 노동자들이 시간 단위로 계약할 수 있게 한 노동시장 자유화 방안, 국제 중재를 포함한 시장친화적 경제개혁 안건 2건은 부결됐다.
지난해 10월 결선투표에서 3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마시아스의 탈옥 직후 갱단이 공영 방송사를 점령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자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어 내전 상태를 선포하여 공식적으로 군 병력을 동원한 뒤, 갱단 소탕에 나섰다. 이번 국민 투표 안건 대부분은 노보아의 비상 조치를 법적으로 지지하기 위한 것들이었다. 노보아는 대통령은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는 국가를 지켰다. 이제 우리는 범법자들과 싸우고 에콰도르 가족들에게 평화를 돌려주기 위한 더 많은 도구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21일 국민 투표 당일에도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히피하파 지역 한 식당에서는 엘로데오 교도소의 코스메 다미안 파얄레스 소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목격자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온 괴한들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에는 남부 카밀로폰세엔리케스 시장인 호르헤 산체스가 괴한의 총격에 사망했고, 19일 포트로벨로에서는 호르헤 말도나도 시장이 총에 맞아 숨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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