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혼잡한 증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여전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떠올린다. 여당의 총선 패배 이후 윤석열 정부도 위기를 맞고 있으나 한국증시의 레벨업(level up)을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은 반드시 완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총선이 야당의 승리로 끝나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국회 지원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다시 예전과 같은 지지를 얻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비관론마저 나온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5월 중 2차 세미나를 열고 의견을 수렴한다. 오는 6월에는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26일 발표한 밸류업 지원 방안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저평가되는 이유를 주요국 대비 낮은 자본 효율성에 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스스로 수익성, 성장성을 높이고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동반됐다.
기업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다음달 2차 세미나에서는 세제 개편, 상법 개정, 자본시장법 개정 등 근본적 차원의 변화가 예상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지원 강화, 증권거래세 인하 등이 언급된다. 또 상속세 개선 등의 기타 조치도 논의될 예정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은 줄었지만 법안 개정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다만, 여야가 동의하는 내용조차도 세부 의견조율은 필요하다. 이 점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기획재정부는 앞서 자본시장 선진화 간담회를 열고 주주환원 확대시 법인세와 배당소득세를 경감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현행법상 2000만원이 넘는 금융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으로 과세 금액이 커질수록 최대 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이는 대주주 입장에서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유인이 크게 줄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왔다. 향후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세법 개정이 이뤄지고 배당소득세 감면 등 실질적 조치로 이어진다면 밸류업 효용성이 크게 증대될 수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점차 제도화돼야 한다.
더 이상 기업 각각의 역량에 기대선 안 된다. 총선 결과도, 여야의 셈법도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 '증시 부양'에 성공할 경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선진 사례가 될 수 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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