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위기별·산업별 비교 분석을 통한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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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부채 규모가 꾸준히 늘어 현재 국내 기업부채 취약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까지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추세적으로 저부가가치, 저생산성 업종으로 자원배분이 집중되고 있어 국가 경쟁력 및 성장 잠재력 제고 차원에서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28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위기별·산업별 비교 분석을 통한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라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25.3%로 글로벌 평균인 157.1%에 비해 무려 68.2%가 높은 세계 6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국내 민간신용 레버리지는 팬데믹 종료 이후 글로벌 차원의 고금리 디레버리징 기간 중에서도 지속 상승하며 신흥국 평균(152.1%)는 물론 선진국 평균(160.1%)도 크게 상회했다. 팬데믹 기간 중 국내 민간신용 레버리지 상승은 주로 기업신용 증가가 견인했다.
특히 은행권보다는 비은행권 대출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늘며 부채의 질이 나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팬데믹 발발 이후 지난 2019년 말부터 2023년 말 기간 동안 은행권 대출은 45.1%(419조6000억원)가 늘어 1350조5000억원이 됐다. 같은 기간 비은행권 대출은 539조1000억원으로 94.7%(+262조2000억원)가 늘었다. 전체 기업대출 중 비은행권 대출 비중도 지난 2019년 말 29.7%에서 2023년 말 39.9%까지 상승했다.
기업규모별 기업대출 추이를 보면 대기업 및 중소기업 기업대출이 각각 54.3%(+98조9000억원) 및 56.5%(+564조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이 주로 은행권 중심으로 실행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고금리 상품인 비은행권 대출이 50%를 차지했다.
산업별 기업대출 추이를 봐도 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 인식되는 부동산 관련 업종(부동산업 +175조7000억원, 건설업 +44조300억원)과 팬데믹 피해가 집중된 서비스 업종(도소매업 +92조7000억원, 숙박음식업 +27조5000억원)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들이 보유한 차입금 비중을 통해 과거 위기별 기업대출 리스크를 비교 평가해보면 최근 상환능력 취약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외환위기 시보다 크게 낮으나, 평가 지표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 또는 일부 상회히는 것으로 조사된다"고 평가했다. 2023년 6월 말 국내 기업의 이익 및 자산을 기반으로 한 취약능력 상환능력은 각각 외환위기 시보단 낮지만 금융위기 시보다는 높거나 근접한 상황으로 조사됐다는 점에서다.
이어 신 선임연구원은 "한국은행과 금융연구원 분석에 따름녀 부실위험기업 비중과 부실위험기업 차입금 비중이 모두 외환위기 및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크게 낮고 기업부문의 부실 규모도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정도로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2023년 하반기 이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 등 내수시장 침체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리스크 평가지표들의 추가 악화 여부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당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등 기업의 특정 부문 리스크가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잠재 리스크를 식별하고 선제적 대응책 마련에 주력하되, 향후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또한 "금융 레버리지 동원을 통한 민간의 자원배분이 부가가치(생산성) 창출과 괴리돼 구조적으로 저부가가치·저생산성 업종으로 집중이 심화되고 있는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 부문의 부실은 최종적으로 정부 재정 악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정책 차원에서 공기업 부채와 금융회사 자산의 활용이 과도하지 않도록 하는 자체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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