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재판 효과 못 얻고
反유대주의 비판에 청년층 이탈
"중국 전기차 관세 인상은 선거용
미시간주 지지율 올리기 위한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 승리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11월 대선 승부를 가를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 공동 설문조사에서 트럼프는 등록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위스콘신 주를 제외한 모든 경합주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현재 경합주는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모두 6개 주다. 트럼프는 이 가운데 등록 유권자 사이에서는 네바다, 조지아, 애리조나, 미시간 등 4개 주에서 오차 범위를 넘는 우세를 보였다. 펜실베이니아 주에서도 오차 범위 안의 박빙이기는 하지만 트럼프가 바이든을 제쳤다.
대선이 반 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경합 주에서 뚜렷한 열세가 확인되자 민주당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민주당 전략가 짐 맨리는 바이든 캠프가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펼쳤지만 지지율을 붙잡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이 당혹스럽다면서 조금 공포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FT와 미시간 로스 설문조사에서도 미 유권자들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다시 걱정하면서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경제에서 우위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번에 바이든이 트럼프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경합 주 가운데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했던 곳이다.
파이브서티에잇의 미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와 바이든 지지율 격차가 3월에 비해 좁혀지기는 했지만 트럼프가 여전히 0.9%p 차로 바이든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열리고 있는 '성 추문 입막음' 재판으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바이든은 이를 지지율 반등의 발판으로 삼지 못하고 있다. 바이든은 자신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청년들과 유대인 틈바구니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바이든 지지층을 분열시키고 있다. 대학생들은 무조건 이스라엘 편을 드는 미국의 정책에 항의해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바이든은 이를 '반유대주의'라고 낙인찍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 여파로 유대인 지지층의 이탈은 막았지만 청년층이 이탈하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유권자들의 점수를 따기 위한 '립 서비스'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억만장자 투자자로 자산운용사 내블리어 창업자이자 시장전략가인 루이스 내블리어는 13일 분석노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관세율 100% 정책은 미 자동차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유권자들을 겨냥한 립서비스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수출도 되지 않는 전기차 관세율을 4배 끌어올리는 것은 경제적인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미 25% 관세율로도 중국 전기차 수출을 차단하는 효과가 충분해 이를 4배 인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내블리어의 판단이다.
내블리어는 대신 이는 정치적인 파장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트로이트를 비롯해 미 자동차 산업 기반인 미시간주 유권자들에게 미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이 정도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블리어는 바이든 행정부가 실제로 중국 업체들을 견제할 수 있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는 높은 관세를 물리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 대폭 인상은 바이든이 미시간주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안해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견제에 더 적극적인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말 뉴저지주 선거 유세에서 중국 업체들이 미 관세를 피하기 위해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려 할 것이라면서 이럴 경우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 200%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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