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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값' 김 할당관세 먹힐까

대책 발표 후 가격 더 올라
오징어·갈치값도 고공행진

'金값' 김 할당관세 먹힐까
서울국제 수산식품전시회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서울국제 수산식품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시식 및 수산식품을 살펴보고 있다.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17개국 188개 업체가 참가해 국내외 바이어 초청, 국제세미나, 쇼케이스 어워즈, 웰컴리셉션 등 각종 부대행사가 열린다. 뉴스1
사과에 이어 서민들이 즐겨 찾는 김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물가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할당관세 카드를 꺼내며 김값을 잡겠다고 나섰지만 쉽게 내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단편적인 대책을 내놓을 게 아니라 국내 자급률을 높이는 등 장기 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뿐만 아니라 최근 오징어 등 밥상에 오르는 단골 수산물 가격도 치솟으면서 장바구니물가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14일) 기준 마른김(중품) 10장 평균 소매가격은 1279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9% 급등했다. 정부는 가격급등 이유를 수출량 증가에 따른 국내 공급 부족으로 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해외에서 한국식 김밥 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김 수출액이 7억9100만달러(약 1조748억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지난 2일부터 김 제품값을 11% 인상했고, 광천·대천·성경김도 대형마트 김값을 10~30% 올렸다.

해수부는 김 가격 안정을 위해 지난 10일부터 김 생산시기 이전인 오는 9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마른김 700t(기본관세 20%)과 조미김 125t(기본관세 8%)에 한해 관세를 면제하는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정부 대책의 약발이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정부 대책 발표 당일 마른김 소매가격은 1281원을 기록했지만 사흘이 지난 13일에는 오히려 131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정부의 할당관세 대책은 시작부터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현재 김 수입량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 수출 중량은 3만5446t으로 전년(3만470t) 대비 16% 증가한 반면 김 수입량은 299t에 그쳤다. 수입 김을 국내에 대량 들여온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선호할지도 미지수다.

오징어, 갈치 등 다른 수산물 물가도 서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오징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33.29로 10년 전(46.73)보다 2.9배 뛰었다.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458개 품목 중 상승 폭이 가장 크다.


이는 동해안의 수온 상승으로 오징어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올해 1·4분기 연근해 오징어 생산량은 1064t으로 10년 전(3만4319t)보다 96.9% 폭락했다.

치솟는 수산물 가격에 정부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기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