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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공동 실익 위해 한일중 정상회의 정례화해야

경제안보 협력 등의 성과 작지 않아
한중, 외교안보대화 신설키로 합의

[fn사설]공동 실익 위해 한일중 정상회의 정례화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함께 경제 단체장의 보고에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일중 3국 정상이 27일 3국 정상회의 정례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3국 공동선언문에는 크게 경제와 안보 분야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합의 내용들이 담겼다. 3국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 형식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의미 있는 자리였다.

이번 9차 한일중 정상회의는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8차 회의 이후 4년5개월 만에 개최됐다. 그동안 3국 관계는 미중 패권 갈등과 공급망 이슈, 북핵 문제 여파로 긴 냉각기를 가졌던 게 사실이다. 이전 한일중 갈등 관계를 복원의 길로 전환시킨 게 바로 이번 정상회의다.

특히 3국 간 경제교류 활성화의 물꼬를 튼 게 주목된다. 정상들은 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가속화에 공감했다. '3국 지식재산 협력 10년 비전에 관한 공동성명'도 부속문서로 채택했다. 공동성명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지난 26일 양자회담에서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하기로 했고,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13년째 중단된 한중투자협력위원회를 재가동하고, 한중수출통제대화체를 출범시키는 방안도 논의했다. 한일 회담에서는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양국 간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각국 정상간 만남의 장이 열리니 결실도 늘고 있다.

한일중 3국은 외교안보상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경제협력 면에서 서로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도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중국과의 실리적 경제교류에 나섰던 점과 대비되곤 했다. 그간 답답했던 경제협의가 다행히 이번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순조롭게 풀리는 모양새다. 다른 무엇보다 한일중 3국은 지리적으로 경제협력의 여지가 많은 편이다.

안보 이슈에서도 3국 간 입장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3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번영이 공동이익이자 공동책임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 등 3국이 각각 중요시하는 입장을 적시했다. 지난 8차례의 한일중 공동선언에서도 한반도 문제는 강도의 차이가 있었지만 한두 차례를 빼고 대부분 기술된 바 있다.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에 부정적 관측이 많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닌 리창 총리가 참석한 것을 두고 정상회의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반도 비핵화 관련해선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고 경제협력에 치중되리란 전망도 나왔다. 이런 우려들에 비추어 이날 공개된 3국 공동선언과 양국 간 정상회담들의 성과를 낮게 평가할 순 없다.

한일중 정상회의는 어떻게든 정기적으로 열어야 한다.
이번 정상회의는 3국 협력체제의 정상 복원을 구체적인 결실로 맺은 자리다. 이제는 3국 정상회의 정례화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길 때다. 3국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공동의 이익을 실리적으로 추구하는 실행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