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北 발사체, 북측 해상서 다수 파편 탐지", 日 "레이더에서 사라져, 폭발 장면" 송출
[파이낸셜뉴스]
북한 관영 선전매체 노동신문은 2023년 11월 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다음 날인 2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린 27일 군사정찰위성 2호기 시도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도발을 감행했지만, 공중폭발로 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발사체가 군사정찰위성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진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우리 군은 오늘 오후 10시 44분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서해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항적 1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 발사체는 오후 10시 46분쯤 북한 측 해상에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됐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정상적인 비행 여부를 세부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군 당국이 발사체의 항적을 포착한 지 2분 만에 파편으로 탐지된 것으로 미루어 이번 정찰위성 추가 발사는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NHK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 간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불빛을 보면 액체 연료가 불타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세부 내용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NHK방송 인터뷰에서 "폭발 등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에서 쏜 발사체가 레이더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HK도 밤하늘 한가운데 무언가가 폭발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을 내보냈다.
북한은 이날 새벽 일본 정부에 기습적으로 '이날 0시부터 다음 달 4일 사이에 위성 로켓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통보하고, 당일 정찰위성 발사 감행에 나선 셈이다.
북한은 한일중 정상회의를 지켜보면서 정치적 효과 극대화를 위해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언제든 정찰위성 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군사정찰위성 3차례 시도와 궤도에 올린 1호기 발사 때 모두 국제기구 절차에 따라 국제해사기구(IMO) 및 전세계항행경보제도(WWNWS)상 한국과 북한이 속한 지역의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에 발사 예고기간을 통보한 바 있다.
일본 정부도 이날 밤 10시 46분쯤 지자체 등에 긴급 정보를 전달하는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오키나와현 지역에 주민 피난을 안내하는 경보를 내렸다가 해제했다고 NHK가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31일과 8월 24일에도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했으나 두 차례 모두 실패했다. 북한은 같은 해 11월 21일 세 번째 시도 끝에 처음으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우주궤도에 진입시킨 바 있다.
북한은 만리경 1호 발사 성공 직후 올해 안에 정찰위성 3기를 추가로 발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다 이날 약 6개월 만에 추가 발사에 나섰지만 실패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27일 밤 쏘아올린 미사일이 공중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일본 NHK방송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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