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비슷한 병, 가와사키병
5세 안된 소아에 발생…아시아에 많아
온몸 발진 생기고 눈·혀 붉어지는 증상
예방법 없어 조기치료하는게 가장 중요
성인 된 후엔 심근경색 등 합병증 주의
소아는 감기를 비롯한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고열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5일 이상의 오랜 기간 동안 고열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의심해야 할 병이 있다. 바로 '가와사키병'이다. 30일 의료진들에 따르면 가와사키병은 소아에게 발생하는 원인불명의 급성열성 혈관염으로 전신에 침범하는 질환이다. 전 세계에서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두 번째로 많다. 전 세계 후천성 심장병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38.5℃ 이상 고열·5일 이상 지속
가와사키병은 주로 5세 이하 어린이들에서 발생하는 후천적 급성 혈관염이다. 이전에는 후천성 소아 심장병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 류마티스열이었으나 최근에는 가와사키병이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가와사키병의 증상은 5일 이상 38.5℃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는 것이다. 사지말단의 부종이 생기고, 눈 흰자위가 빨개지는 결막염에 걸리고, 입술이 빨개지며, 혀가 딸기처럼 부푼다. 이외에도 몸에 붉은 발진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타나고, 손·발이 붓고 빨개지며, 목에 임파선도 부어서 볼록 튀어나온다. 영아는 결핵 예방을 위한 BCG 접종 자국이 빨개지기도 한다. 다리가 아파서 잘 걷지 못하며, 간수치도 올라가고, 담낭이 붓는다. 장에도 염증이 생겨서 복통·설사·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기침 등의 증상도 보인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감염면역과 이지영 교수는 "가와사키병은 손과 발, 눈의 흰자, 입술, 혀 등을 침범해 눈충혈, 손발, 입술, 혀 발적이 특징적"이라며 "고열, 경부 임파선 비대가 임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인 불명확한 가와사키병
가와사키병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5세 미만 비교적 어린 소아에서 지역적으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대만 등의 아시아인 환자가 많으며 특정 계절에 호발하는 현상을 보인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유전학적 소인이 있는 소아가 어떤 병원체에 감염됐을 때 유발되는 면역반응이 가와사키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전염성 질환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는 가와사키병의 예방법 역시 없는 실정이라 지금으로서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대응책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윤경림 교수는 "실제 가와사키병 환아에서 흔한 바이러스나 세균이 많이 검출된다"며 "가와사키병의 유전적 소인을 밝혀내기 위한 노력으로 몇몇 유전자(ITPKC, ORAI-1) 이상이 면역글로불린 불응성 가와사키병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심장 합병증 위험, 빠른 치료 필요
가와사키병은 자연히 좋아지는 병이지만 가장 위험한 합병증은 심장에서 유발된다.
가와사키병 치료에는 주로 면역글로불린과 아스피린이 사용된다. 급성기에 고용량의 아스피린과 정맥주사용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한다. 48~72시간 내에 열이 완전히 떨어지면 아스피린을 저용량으로 낮춰 발병 6~8주 후까지 복용하게 된다.
첫 발병으로부터 약 10일 이내에 고용량의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하면 관상동맥 병변의 발생이 감소한다. 대부분 첫 치료에 가와사키병의 여러 증상이 완화되지만 전체 환자의 10~20%에서는 치료 후 36시간까지 발열이 지속되는 면역글로불린 불응성 가와사키병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스테로이드제, 인플리시맙과 같은 2차 치료제를 사용한다. 가와사키병의 합병증은 급성 염증의 형태가 심장에서 나타나 심근염의 경과를 밟아 심각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또 심장의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침범해 후천성 관상동맥 질환을 유발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진영 교수는 "최근 보고에 따르면 급성기 혹은 회복기의 관상동맥 질환이 좋아진 후에도 성인이 된 후에 관상동맥 이상이 쉽게 와서 심근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며 "소아기의 관상동맥 질환은 어른의 경우와 같이 심근경색을 유발할 수도 있으나 관상동맥의 파열을 일으켜 갑작스러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가와사키병 환아의 약 2~4%가 관상동맥 합병증을 겪으며 제때 치료받지 못했을 때는 합병증 발생 확률이 약 20~25%까지 증가하므로 시기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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