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사우디 리그에서 엄청난 득점력
마지막 우승 놓치자 주저 앉아서 오열
승부차기 끝에 패한 호날두(오른쪽 두 번째)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세기의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가 올 시즌 마지막으로 남은 우승 기회마저 눈앞에서 놓치고 오열하며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중동 리그는 황혼의 슈퍼스타들이 돈을 벌기위해 가는 곳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우승에 그렇게 큰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호날두는 올 시즌 가공할 만한 득점력을 뽐냈고, 우승을 놓치자 오열하며 축구 팬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호날두가 뛰는 알나스르는 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사우디 킹컵 결승전에서 알힐랄에 패했다.
정규시간과 연장전을 1-1로 비긴 알나스르는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해 '간발의 차'로 우승을 놓쳤다.
팀 패배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좌절한 호날두(가운데). ⓒ 로이터=뉴스1 /사진=뉴스1
알나스르는 리그에서도 준우승했다. 26승 4무 4패로 승점 82를 쌓았지만 34경기 전체(31승 3무)를 무패 행진으로 채운 알힐랄(승점 96)과 격차는 컸다. 알나스르는 지난 4월에 열린 사우디 슈퍼컵에서도 알힐랄에 1-2로 져 준결승에서 발길을 돌렸다.
2022년 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결별하고 알나스르로 향해 전 세계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호날두는 이적 후 아랍클럽챔피언스컵에서 정상에 섰을 뿐 다른 대회와 리그에서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아랍클럽챔피언스컵은 중동, 아프리카 지역 클럽이 참가하는 대회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 사진 = 연합뉴스
적응 단계였던 이적 첫 시즌을 뒤로하고 팀에 녹아든 호날두는 올 시즌 공식전 51경기에서 50골을 몰아치는 가공할 득점력을 뽐냈다. 리그 31경기에 출전해 35골을 몰아치면서 득점왕 타이틀도 따냈다. 호날두가 작성한 35골은 사우디 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골이다.
앞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2007-2008시즌), 스페인 라리가(2010-2011·2013-2014·2014-2015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2020-2021시즌)에서 득점왕을 맛봤던 호날두는 사우디 리그까지 합쳐 개인 통산 4개 리그 득점왕 트로피를 수집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그러나 뜻깊은 개인 타이틀을 따낸 올 시즌도 결국 무관과 함께 '오열'로 끝났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이날 알힐랄전에 침묵한 호날두는 승부차기 패배가 확정되자 그라운드에서 눕더니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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