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을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부실채권(NPL) 물량이 5조원에 육박한다. 채권원금에 해당하는 미상환 원금잔액(OPB) 기준이다.
통상 하반기에 NPL 물량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연간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NPL 전업사들이 실탄 채우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4분기 은행권의 NPL 물량은 2조2486억원 규모다. MG새마을금고(2921억원)를 포함하면 2조5407억원으로 늘어난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4조7513억원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정상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새로운 평가기준을 도입하는 것도 NPL 물량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올해 2·4분기 경남은행 B풀(400억원)은 PF 채권이다. 신한은행은 경기 오산의 종합병원 NPL을 매물로 내놓는다.
올해 2·4분기 NPL은 주거용, 상업용이 다수였다. 100억원 이상 차주(돈을 빌린 사람)가 약 20%로, 자산 규모가 큰 채권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상승 추세라는 점도 NPL 물량 확대 전망에 힘을 싣는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기관의 대출금 가운데 연체기간이 3개월을 넘는 부실채권으로 여겨진다.
올해 1·4분기말 NH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39%로 전분기 말 대비 0.02%포인트 높아졌다. 다음으로 KB국민은행은(0.33%), 신한은행(0.26%), 하나은행(0.24%), 우리은행(0.20%) 순이며, 하나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 말 대비 상승했다.
NPL 전업사들은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을 통해 실탄 확보에 나섰다. 키움F&I는 지난달 22일 1년 6개월물(200억원)과 2년물(300억원) 총 500억원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각각 410억원, 96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1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키로 했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는 3일 3년물 3500억원, 5년물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당초 목표(2500억원) 대비 발행 규모를 2배로 늘렸다. 하나F&I는 회사채(2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1조2310억원의 주문을 받아 흥행에 성공했다. 4000억원으로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F&I는 지난달 21일 12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00억원의 자본금을 포함해 신규투자 여력이 약 1조원에 이른다. 앞서 대신에프앤아이(대신F&I)는 지난 3월 1년 6개월물(560억원), 2년물(880억원)로 나눠 회사채를 찍었다. 각각 민평금리 대비 47bp, 40bp 높은 수준에서 발행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